인질 구출 협상 가능성 열어둔 것…”가자시티 출입 통제권 확보해”
NYT “느린 지상전은 동맹국과 적들의 요구에 맞는 것”
민간인 피해 줄여 동맹국 지지 약화와 중동 국가 결속 강화 방지
3주간 바이든 발언 바뀌어…”자위권 지지”에서 “국제법 준수 촉구”
◆…가자지구 중심부 가자시티에서 조명탄이 터지고 있다. <사진 로이터>
이에 따라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인질 구출 협상을 위한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는 분석에 이어 일각에서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의 실상이 드러나며 이스라엘이 동맹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느린 속도의 침투는 하마스의 지도부를 약화하면서 인질 협상이 가능한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가자지구 남북을 연결하는 살라흐 알 딘 도로를 차단해 지구 내 최대도시인 가자시티를 포위한 후 진입했다.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 정책 연구소의 마이클 나이츠 군사 분석가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의 출입을 관찰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됐다"며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하마스의 공급 루트도 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전면 침공 대신 느린 속도로 진격하며 민간인 피해를 줄여 동맹국들의 지지를 약화하지 않고 주변 이슬람 국가들의 결속을 강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진입한 지상군이 작전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하마스의 터널 망을 파괴하고 인질들을 구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는 반전 시위 <사진 로이터>
또한 NYT는 이날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투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동맹국과 적들의 요구에 맞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있는 가자지구의 실상이 드러나며 이스라엘이 우선은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유니세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발발된 지 약 3주 만에 가자지구에서 어린이 3,400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8,300명이 사망했으며 어린이 6,3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수가 날로 늘어나면서 보복이라는 명분을 가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도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했던 유럽연합(EU) 8개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냈다. 비영리 단체인 엘넷이스라엘의 엠마누엘 나본 전무이사는 특히 프랑스가 결의안에 찬성한 것은 이스라엘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로이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아랍권 국가들의 개입을 피하기 위한 것도 느린 지상전의 또 다른 이유다.
이란은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이 전개되자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는데 이에 따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군과 민병대 등 반이스라엘 무장단체의 전쟁 개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에서는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교전이 격화되며 '제2 전선' 형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