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文대통령 시정연설 땐 의원들 다 일어나서 악수"
"사전 환담 이후 尹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만남? 없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31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여당은 연설 내 총 32차례의 박수가 쏟아진 반면 야당에선 한차례 박수도 나오지 않는 등 여야는 여전히 극명한 간극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여야 의원들과 악수할 때 야당 일부 의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거나 마지못해 악수에 응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이 야당 의원석으로 가서 악수를 하실 때 만나기 싫은 사람처럼 반응을 안 하시는 분들이 꽤 있었다. 그런 것들이 좀 아쉽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이날 YTN '뉴스앤이슈'와의 인터뷰에서 "옛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시정연설 하고 저희 당 쪽으로 왔을 때 그때도 좀 냉랭한 건 있었지만, 의원들이 다 일어나서 악수를 하고 이랬는데 이번에는 앉아 계신 분들이 주로 많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성 의원은 "이번에는 들어오시면서 악수하는 모습이 아무래도 야당에 대한 배려 이런 것들을 하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 연설이 끝나시고 난 다음 야당 의원석으로 가셔서 전체적으로 다 돌고 마지막으로 여당 의원석으로 오셨다"고 짚었다.
이어 "좀 아쉬운 것은 야당 의원들이 싸울 때는 싸우고, 경쟁할 때는 경쟁하더라도 내년도 예산에 대한 국민 사안과 관련된 연설을 하러 오셨는데 어쨌든 일어나셔서 맞이해 주셨으면 하는 게 여당 의원으로서는 바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께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을 때 여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호응을 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앉은 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연단으로 이동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다가가 악수를 청할 때 맨 뒷줄에 앉아 있던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가장 먼저 일어나서 악수했다. 뒤이어 의석에 앉아 있던 이재명 대표도 일어나서 악수했다.
상당수 의원들은 일어나 악수했지만 임종성·이형석 의원은 마지못해 앉아서 굳은 표정으로 손을 잡았다. 이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을 외면한 채 악수를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 연설을 시작할 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부의장님. 또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이라며 여야 순으로 호명하는 정치권의 관례를 깨 야권을 향한 협조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와 6분가량 여야 의원들과 다시 악수했을 때도 야당 의원들은 자리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퇴장 전까지 박수를 이어갔다.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사전 환담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으나 성 의원은 향후 다시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성 의원은 "제 개인적인 예측으로 지금 이재명 대표가 수사를 계속 받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진행되고 있는 이상 저는 만날 수가 없을 거라고 본다"며 "만약 원내대표를 만나신다든지 민주당의 당 대표가 바뀐다고 하면 윤 대통령이 한 달에 점심, 저녁으로 몇 번씩이라도 만나자고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같이 출연한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이 취임하시고 난 뒤에 일본 총리는 여섯 번 만날 동안 우리가 삼권이 분립돼 있는 나라인데 입법부의 최대 의석을 가지고 있는 야당 대표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거기에 비하면 오늘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데 본회의장 안에서 연설은 경청했다"고 했다.
지난해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을 '보이콧'했지만 이날은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며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는 평가다.
그러자 성 의원은 "대통령이 취임하셔서 윤호중 비대위원장일 때 만나자고 선제안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 안 만났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만나자고 얘기했는데 이 대표 때문에 못 나왔다"며 " 수사 중에 있는 대표를 어떻게 만나나. 일본 총리는 여섯 번 만나면서 야당 대표는 한 번도 안 만났다고 얘기하면 정말 본질에 가려져 있는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절대로 대화를 기피하시는 분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는 어렵다. 지금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재판받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것들은 고려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