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대사, 40년동안 쿠바 비밀요원이었다"

미국의 전직 대사가 수십년간 쿠바 정부 비밀 요원으로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빅터 마누엘 로차 전 주볼리비아 미국 대사가 쿠바 정보기관의 비밀 요원으로 활동하고 위조 여권을 사용하는 등 여러 연방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로차 전 대사는 쿠바 정부 비밀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정부 내 비공개 정보에 접근하고, 미국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위를 찾아 다녔다"고 말했다.

로차 전 대사는 1981년부터 2002년까지 국무부에서 일했고 2000~2002년 주볼리비아 미국 대사를 지냈다. 1994~1995년에는 미국 안보 정책을 총지휘하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미주 담당 국장으로 근무했으며, 퇴직 후에는 쿠바를 관할하는 미군 남부사령부 사령관의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로차 전 대사는 쿠바 정보기관의 요원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지난해와 올해 반복적으로 자신이 40여 년에 걸쳐 쿠바를 위해 일했다고 밝히면서 덜미가 잡혔다. 법무부는 "외국 요원이 미국 정부에 가장 광범위하고 오랜 기간 동안 침투한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진행 중인 법 집행 문제에 대한 세부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며 "향후 며칠, 몇 주, 몇 달 안에 정보기관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 문제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