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양극화 심화...작년 노도강·금관구 시세 하락 두드러져

동북·서남권 변동률 낙폭, 서울 평균보다 2배 이상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의 지역별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중저가 밀집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서울 평균 변동률보다 2배 이상의 하락세를 보이며 한강변과 강남권 등 고가시장과의 격차가 확대된 모습이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전년 말 대비 2.9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동북권과 서남권 외곽지역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 지역별로는 도봉(-8.95%), 관악(-8.56%), 강북(-7.58%), 구로(-7.33%), 노원(-6.98%) 순으로 낙폭이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동북·서남권의 경우 한강벨트 지역으로 꼽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의 집값 격차도 전년도보다 심화됐다.

노도강 평균 아파트값은 강남 3구와 비교해 전년도 16억 7236만원에서 지난해 16억 9113만원으로 벌어졌으며 마용성과도 같은 기간 8억 3727만원에서 8억 4249만원으로 뛰었다. 금관구도 강남 3구와의 매매가격 차이가 15억 7116만원에서 16억970만원으로 늘었고 마용성과는 7억 3607만원에서 7억 6106만원으로 벌어진 차이를 내비쳤다.

노도강, 금관구 지역은 지난해 이자 상환부담에 급매물이 늘면서 하락거래 비중이 타지역에 비해 높았다는 평가다. 50년 주택담보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대출 종료로 4분기 거래 위축과 매매가 하락폭이 다시 확대됐다.

부동산R114는 "고가시장은 이미 대출규제가 촘촘해 요건이 강화돼도 매매가에 영향을 덜 받는 반면 중저가시장은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 매수세와 집값에 탄력적으로 반응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송파구의 경우 전년도 7.62% 떨어지며 서울에서 집값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이었으나 작년엔 자치구 중 유일하게 2.52% 상승 전환됐다. 잠실 엘리트(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이 시세를 주도한 가운데 올림픽 3대장(올림픽선수기자촌, 올림픽훼밀리타운,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안전진단 통과와 '2040 서울플랜'을 적용한 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게 부동산R114의 설명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지역간 집값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서울의 주거 상향이동과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움직임이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며 "동북권과 서남권 외곽지는 매도·매수자간 팽팽한 눈치보기가 이어지면서 가격을 낮춘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관망세가 장기화될수록 가격 하방 압력이 강해져 핵심지와의 가격 격차가 벌어진 상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