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만 사회적 약자 외칠 뿐…불평등·양극화·장애인 삶 개선 의지 없다"
"지금 민주당의 '더불어'는 이재명과 함께하는 기득권 정치인들의 친소관계 묘사"
◆…미래대연합 조응천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홍서윤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탈당자 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소속 인사들이 민주당에 노무현 가치가 실종된 지 오래라며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이 이끄는 신당 '미래대연합(가칭)'에 합류하기로 했다.
'장애인 앵커' 출신 홍서윤 부위원장 등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장애인 당원 모두는 민주당을 떠나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사당화되어 결국 위선과 껍데기만 남은 부끄러운 정당이 됐다"고 주장했다.
홍 전 부위원장은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통과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복해야 할 역경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의 말씀 하나로 정치를 결심하게 됐다. 그러나 민주당에는 이제 노무현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의 삶을 대변하는 척 시늉만 할 뿐 노무현의 가치는 실종된 지 오래"라며 "2022년 연말 정부 예산안 심사 때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이 중요하다고 말하고서 이재명표 지역 화폐 예산을 살리는 데만 앞장설 뿐 민주당은 장애인 권리 예산을 빠르게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발표한 중증장애인 일자리 확대와 장애인 이동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던 약속도 대선 패배와 함께 공수표로 전락해버렸다"고 했다.
이들은 "장애인은 하루를 사는 것이 전쟁인데 민주당은 검찰과의 전쟁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필요할 때만 사회적 약자를 외칠 뿐 불평등 해소도, 양극화 해소도, 장애인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민주정당의 의지도 이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은 '원팀', '원보이스'만 외치고 있다. '수박'이다, '반명'이다는 낙인을 찍어 조리돌림하는 문화가 공고해지고 있다"며 "지금의 민주당에서 말하는 '더불어'는 이재명 당대표와 함께하는 기득권 정치인들의 친소관계를 묘사하는 말에 가깝다"고 했다.
또 "민주당에 남은 것은 위선과 민주주의 껍데기뿐"이라며 "상식적인 정치인들은 배척하고, 신인 정치인들은 조리돌림하며, 정치 도전자들 앞에 위선과 탈당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공천권만 휘두르는 분열의 정치를 조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제 장애인의 정치를 위해 움직일 것"이라며 "장애인이 마주한 사회적 장벽을 부수는데 타협의 정치가 아니라 애당초 장벽이 없는 미래를 그리는 정치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위원장은 "(홍 부위원장이)이날 기자 회견문을 작성하면서 계속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앞으로 저희와 함께 하면서 눈물 흘릴 일 없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홍서윤 부위원장을 비롯해 고관철 부위원장과 이춘우 전 부위원장, 이샛별 전 금천구장애인위원장, 임세이 허니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이외 김민재·김하정 전 전국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과 조성민 더인디고 대표, 박기순 서울시 장애인 한궁협회장, 김호중 청년중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등 총 10명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