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이대로면 민주당 총선 폭망…의총서 마지막 제안"
"이재명 대표직 사퇴·불출마가 유일한 기회"
"이재명, 처음엔 빙글빙글하다 굳어져…스타일상 안 할 듯"
"文, 그냥 있지 않을 것…상황 끝나면 당 수습에 힘 보태야"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고별사'를 남긴 비명계 설훈 민주당 의원이 28일 전날 고별 의총을 하며 "민주당이 총선에서 폭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유일한 기회는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사퇴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처음 얘기할 때는 그냥 태도가 빙글빙글하더니 나중에 굳어지더라"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떠나는 입장에서 마지막 처방이라 생각하는 얘기는 해줘야 내 양심에 맞다 해서 한 얘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설 의원은 "마지막 고별 의총을 하며 마지막 제안을 했다"며 "이렇게 가면 민주당이 폭망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고, 출마도 포기하고, 물론 책임 있는 사무총장이나 부총장 같이 사퇴하면 그나마 마지막 기회로서 국민들이 '반성하고 있구나', '민주당을 살려야 되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다시 살아날지 모르겠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느냐 묻자 "처음에 얘기할 때는 그냥 태도가 빙글빙글하더니 나중에 제가 사례를 쭉 들어서 설명하니 (표정이) 굳어지더라"라며 "굳어지는데 스타일로 봐서는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제일 문제는 우리 민주당이다. 형식만, 탈만 그렇게 썼지 모든 게 이재명 대표의 혼자 하는 당이다. 독선과 독단으로 다 흘러가고 있다"며 "이번 공천에서 그게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비명계는 다 그냥 걷어내고 있다. 소위 친명으로 인정되는 사람은 무명지사라도 갖다 붙여서 하겠다고 고집을 피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역 하위 10% 평가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의도하고 있는 게 처음부터 이를테면 하위 10% 장치를 만들었다. (경선시) 자신이 받은 표의 30%를 감산하겠다는 장치는 원래는 없었다"며 "이해찬 대표 당시에 시스템공천을 장착했는데 그걸 이재명 대표가 와서 야금야금 다 바꿨다. 30% 감산하면 무조건 탈락"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공천 불공정 논란으로 비판받아도 곧 총선 국면 들어가면 정권심판론이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정권심판을 해야 되는데 이재명 대표가 나서서 민주당을 난도질을 해놓는 상황이면 정권심판 할 기구가 못 된다고 국민들이 판단할 거라는 게 문제"라고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대선 지고 난 뒤에 물러나셨다. 그런 과정이 있어야 치유가 된다.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건가. 다른 사람의 잘못이 10%라면 대선후보는 90%"라며 "안 물러나고 거꾸로 경기지사 했던 분이 인천 계양 간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홍영표 의원 등 비명계, 친문 중진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분들이 판단할 사항이다. 지금 주저하고 있고, 당에 대한 애착 때문에 결심을 못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최적의 상황이 될 것인가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공천 배제로 '친문 지우기'라는 일각의 분석에 "지금 시점에서는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이 답이다. 민주당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면 누가 그걸 거부하겠나"라고 했다.
이어 "근데 이재명 대표는 '아니다, 내가 하면 다 된다' 이렇게 지금 오판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간곡히 그렇게 틀을 짜라고 주문했는데, 임 실장을 잘라버리니까 '나 당신 말 못 듣겠다' 이 선언이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현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 것으로 보느냐' 질문에 "워낙 점잖은 분이시고, 대통령 임기 끝나고 물러나신 분이시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앞장서서 어떻게 해야 된다고 하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끝나고 나면 그냥 있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어쨌든 민주당을 수습하는 데 많은 힘을 보태서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이날 방송 이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국민이 아닌 이재명을, 민생이 아닌 개인의 방탄만을 생각하는 변질된 민주당에 저는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다"고 탈당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고통받는 국민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이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만을 생각하며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또 그는 '새로운미래 입당'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기다려달라고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