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례대표 '밀실공천' 논란에 "물리적·시간적 어려움 있어"

더불어민주당은 당내에서 제기된 비례대표 밀실공천 논란에 대해 "지금은 여러 가지 상황상 당헌·당규 절차에 따르기엔 물리적·시간적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전략공천관리위원회 비례대표후보추천 분과위원장인 김성환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진보당·새진보연합·시민사회와 비례대표 선출 관련 내부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전략공관위 심사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례대표 공천은 비례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비례공관위에 공모한 이들은 전당원 투표와 중앙위원 순위투표에 따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 공관위원장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4년 전에는 당원이 참여하는 공천을 추진한다는 취지로 비례대표 신청자들의 예비 경선을 전당원 투표로 하고, 그 순위 확정은 중앙위원들 투표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에는 전략공관위의 심사로 결정한다고 한다. 이 방식은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혁신과 거리가 멀다"며 "당원들의 권리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운 이번 지도부가 왜 이런 자의성이 개입될 방식을 결정했는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4년 전에는 독자적 후보 공천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다 뒤늦게 비례연합당 참여를 결정했다"며 "(당시) 민주당이 절차에 따라서 선출한 후보를 비례연합당 후순위 배치하는 걸로 비례공천한 바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에는 공관위 구성하기 이전 비례연합당 참여를 당의 방침으로 정했다"며 "지난달 말 정치 협상을 마친 뒤, 오는 10일까지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해야 해 시간이 2주밖에 남지 않아 결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비례공관위를 별도로 구성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비례공관위 구성에 일주일이 더 걸릴 수 있어 전략공관위가 대행하기로 했다.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와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내부 검토가 있었다"며 "서류 심사와 면접 심사를 통해서 공정하게 선발한다는 내부 방침에 따른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오는 6일까지 당 홈페이지를 통해 여성·복지·장애인, 외교·국방, 경제, 사회, 전략지역, 노동, 교육, 사무직 당직자 등 8개 분야에서 비례대표 후보자를 추천받고 있다.

앞서 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후보를 30명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이 각각 3명, 시민사회 대표인 연합정치시민사회가 4명의 후보를 내고, 민주당은 나머지 20명의 후보자를 낸다.

당선 안정권 비례대표 순번 20번 이내에 민주당은 10명을 배치한다. 그중 6석은 여성, 4석은 남성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일까지 서류 심사와 면접 심사를 마무리한 뒤, 최고위원회 보고 의결을 거쳐 11일 더불어민주연합에 민주당 몫 비례대표 명단을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