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올해 3월 31일까지 양파 수출 전면 금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수출 제한 조치 연장
인도 정부, 양파 가격 정치적으로 민감해 통제
◆…인도 콜카타의 한 도매시장에서 양파 자루를 나르고 있는 노동자들. 사진=로이터통신
총선을 앞둔 인도가 양파 수출 제한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하면서 양파 가격 상승 우려가 이어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인도의 경제지 더이코노믹타임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은 성명을 통해 전날 오후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양파 수출 금지 조치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당초 올해 3월 31일까지 양파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인도 양파 생산량은 이상 기후로 주요 생산지의 수확량이 평년보다 감소했다. 그 여파로 지난해 12월 국내 양파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인도 정부가 수출 물량을 모두 내수로 돌려 양파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수출 제한 조치가 시행된 이후 인도 현지 양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예정대로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최대 양파 생산지인 마하라슈트라주 도매 시장에서 양파 100㎏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4500루피(약 7만3000원)였지만 최근에는 1200루피(약 1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인도에서 양파 가격은 정치적인 영향을 미친다. 양파 가격 폭등으로 정권이 바뀐 사례도 있다. 정부가 수출 금지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도 이 이유에서다. 4월 19일부터 약 7주에 걸쳐 진행되는 총선 기간 동안 양파 가격에 변동을 주지 않으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인도 양파 수출량은 250만t으로, 인도는 전 세계 양파 무역의 약 12%를 차지한다. 연간 수출량 중 67만여t은 이웃 국가인 방글라데시·네팔 등에 수출해 왔다.
인도의 수출 제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인도산 양파 의존도가 높은 서남아와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가격 인상 사태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뭄바이의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로이터에 "양파의 공급 증가로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연장 조치는 불필요하다"며 "다른 나라의 수출업체들이 훨씬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게 돼 구매자들이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