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13국 찬성…러 반대·中 기권
러 "정치적 결의안"…'모든 무기 대상 금지'로 수정 요구
◆…미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 <사진 로이터>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과 일본이 발의한 해당 결의안에 15개 상임 이사국 중 13개국은 찬성표를 던졌으나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 중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은 미국과 러시아 등 여러 국가가 합의한 1967년 국제 조약에 따라 금지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 살상 무기를 우주 공간에서 개발하거나 배치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 유엔 미 대사는 이날 투표 후 "오늘의 (러시아) 거부권은 왜 규칙을 따르고 있으면서 이를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인지 당황스럽다"라고 발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려고 한다는 미 외신의 보도를 부인하고 있으나 최근 러시아의 행보는 달에 핵 관련 설비를 건설하려는 야심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는 향후 10년 안에 중국과 달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우주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포함한 우주 프로젝트가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바실리 네벤지아 주 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날 결의안에 관해 "완전히 터무니없고 정치적"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모든 국가, 특히 주요 우주 능력을 보유한 국가에 핵무기뿐 아니라 모든 무기 사용을 금지해야 하도록 결의안을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수정안은 찬성 7개국, 미국을 포함한 반대 7개국, 기권 1국으로 채택에 필요한 최소 9표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네벤지아 대사는 이후 미국을 겨냥해 "우리는 대량살상무기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무기를 우주 공간에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싶다고 했으나 당신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똑같은 의문이 제기된다"라고 지적했다.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번 결의안을 러시아의 우주 무기 개발 논란이 있던 2월,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 지난달 18일 유엔에 제안했다.
지난 2월 미국 의회에서 러시아의 대위성 무기와 관련해 심각한 안보 위협이 제기된 후 CNN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가 상업용 위성과 정부 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