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작업 난항 끝에 현장 찾아…헬기 심하게 손상 전소"
CNN "1960년대 생산 헬기…부품확보 어려움이 원인일 수도"
대통령 공백, 최고지도자 승인 거쳐 모크베르 제1부통령이 승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으로 사망했다는 이란 현지 보도가 나왔다.<사진 로이터>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 장관이 헬기 추락으로 사망했다고 이란 당국자 및 적월신사가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매체 IRIB는 이란 적월신사의 피르-호세인 쿨리반드 대표를 인용, 이란 동부 아제르바이잔 국경 근처에 추락한 헬기에 탑승한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날 19일(현지시간)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 등 9명을 태운 헬기가 이란 북부 산악지대에서 비상 착륙한 후 실종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사고 이후 구조팀이 급파됐지만 구조 대원들은 짙은 안개와 영하권의 극심한 추위에 직면하는 등 수색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이후 군이 승무원의 휴대전화 신호를 포착하고 수색 작업 끝에 추락 현장을 발견했으나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헬기는 심각하게 파손되고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 및 이란 관리들은 아제르바이잔 국경의 댐 완공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모센 만수리 이란 행정담당 부통령은 이란 반관영 FARS통신에 추락 직후 승무원들과의 통신에 따르면 비행 중이던 헬리콥터 3대 중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와 나머지 두 대와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다른 두 헬기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군사 분석가를 인용해 라이시 대통령이 1960년대 후반부터 운용되기 시작한 Bell-212 헬기에 탑승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부품 확보 등의 어려움이 추락 사고의 요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중동 지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긴장 상태에 있는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전례 없는 드론 미사일 공격을 시작하고 무기급 수준에 가까운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또한 이란은 침체한 경제와 여성의 권리 등을 이유로 시아파 신권정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에 직면해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흐마디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이날 국영TV에서 "헬리콥터 중 하나가 악천후와 안개로 인해 경착륙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제1부통령 <사진 로이터>
사망한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의 8대 대통령으로, 역사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던 2021년 선거를 거쳐 당선됐다. 강경파였던 그는 온건파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달리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긴밀한 동맹을 맺어왔다. 일각에서는 그가 하메네이에 이어 최고지도자 자리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라이시 대통령의 공백은 하메네이의 승인을 거쳐 모하마드 모크베르 제1부통령이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