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채상병 특검 부결'에 엄석대 언급한 까닭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규명 특검법'(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그렇게 갈취당하고, 얻어 맞으면서도 엄석대의 질서 속에서 살겠다고 선언한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같은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주인공 엄석대를 윤석열 대통령에 비유하고, 엄석대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들을 국민의힘 의원들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3월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문열 작가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 모습과 닿아 있다"며 "엄석대는 형식적으로는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반장이었지만,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고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징벌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엄석대가 만들어 내는 질서가 과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원하는 형태의 질서인지 냉정하게 판단해 주시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역시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대한민국 정치가 청년 앞에, 부모 앞에, 상식과 양심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된 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허 대표는 "고인이 된 해병대 병사와 부모님들께 정말 면목이 없다"며 "정치가 조금만 더 인간의 얼굴을 가졌으면, 조금만 더 상식에 가까웠으면, 조금만 더 청년들과 부모의 마음을 헤아렸으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 너무나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의 안건을 상정해 처리했다. 총 296명 중 무소속 윤관석·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 등 2명이 불참한 상태서 재표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재석 294명 가운데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법안은 부결됐다. 이로써 채상병 특검법은 자동 폐기됐다.

이와 관련해 개혁신당은 이날 본회의 직전 긴급 의원·당선인 총회를 통해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날 특검법이 최종 부결됐지만 22대 국회에서도 채상병 특검법 찬성을 당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