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해진 “대통령부터 정부·여당 아직 정신 못 차려”

조 “민심의 정치에 둔감, 이준석 쫓아낸 것 굉장히 뼈 아프다”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겨냥해 4·10 총선 참패 이후에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직격했다.

조해진 의원은 29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후 정부·여당의 행보에 대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대통령부터 해서 정부, 여당, 대통령실 모두 마찬가지"라고 쏘아붙였다.

3선 중진인 조 의원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청을 수용해 기존 지역구였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떠나 경남 김해을 지역구에 출마한 후, 낙선했다. 이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정권심판론과 총선 후보자의 갑작스러운 지역구 이동 등이 보태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 의원은 "총선 참패는 탄핵에 버금가는 정도의 충격파인데 그 이후 인사나 정책운용, 대국민 메시지 같은 걸 보면 달라진 게 별로 없다"며 "그만큼 위기를 절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현 여당의 상황을 우려했다.

이어 "의원들의 경우에는 당선됐다는 점으로 총선에서 심판받았다는 의식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대통령은 그런 게 아니다. 남은 임기 동안 원만한 국정운영으로 임기를 채우고, 정권 재창출의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적어도 총선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국민들이 기대하는 대통령의 변화가 안 느껴진다"며 "헌정중단(탄핵)을 추진하는 민주당도 문제지만, 민심과 아직도 같이 가지 못하고 그 빌미를 주는 우리 정권의 핵심이 더 큰 문제"라고 작심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은 총선에서 참패했지만 다음 지방선거가 있고 또 대통령선거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고민할 것"이라며 "당이 민심을 끌어오려고 할 때 그거는 막지 말아야 한다. 민심을 대변하는 게 대통령이나 정부에 쓴소리가 되더라도 그걸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용산 대통령실에서 다음 선거에서도 '깃발 들 테니까 따라오세요' '일사불란하게 단일대오 행동하세요' 이랬다가는 같이 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또한 21대 국회를 마치는 소회에 대해 할 말을 제대로 다 못했고, 할 일을 제대로 다 못하고 떠나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조 의원은 "여당 의원으로서는 정부·여당이 잘 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고민을 한다"며 "여러 정권을 겪어본 중진의원으로서는 문제가 있다는 게 확 눈에 들어오는데 이걸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야 되느냐에 대한 고민했다. 결과를 놓고 보면 아쉽고 후회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큰 틀에서 보면 민심의 정치에 둔감했고 그 부분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게 결정적인 문제"라며 "현대 정치의 본질이 민심을 얻어 그 힘으로 정치를 하는 것인데 그 부분에 둔감하다는 건 제일 큰 고민거리"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구체적으로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내 보수 일각이 잘려 나가게 만든 것, 그래서 우리 입지를 스스로 좁혀버린 것"이라며 "그 이후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또 다른 내부 분열이 있었는데 그 구조 속에서 총선을 치르니 여당 스스로 이기기 힘든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