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최원종 “교도관 때문에 고통”

'분당 흉기난동 사건'으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3)이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가운데, 법정에서 "교도관들이 괴롭히는 게 힘들다"고 토로했다.

29일 수원고법 형사2-1부(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고법판사)는 29일 최씨의 항소심 재판을 열었다. 이날 최씨는 "지난 재판에서 긴장해서 항소 이유를 제대로 말하지 못했고, 나는 무기징역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정신질환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감자와 교도관들이 괴롭히는 것 때문에 힘들어서 추가로 의견을 진술하고 싶어 항소했다"고 전했다.

최씨의 발언은 그의 변호인이 펼친 '심신 상실' 주장과 모순된다. 앞서 변호인은 지난 재판에서 "피고인은 범행 당시 중증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며 감형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최씨의 정신 감정을 진행한 전문의의 추가 의견을 받아볼 계획이었으나, 회신이 오지 않으며 다음 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할 방침이다. 다음 재판에서는 피고인 신문과 함께 사망자 가족의 의견 진술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최씨는 지난해 8월 3일 오후 5시 59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흉기를 휘둘러 1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차량을 몰고 서현역 인근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친 다음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해할 수 있는 지하철과 백화점을 범행 장소로 정하고 범행도구와 범행 방법을 치밀하게 계획했다"며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피해자 가운데 차에 치인 김혜빈(사건 당시 20세) 씨와 이희남(당시 65세) 씨 등 2명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숨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1심에서 검찰은 최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최씨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했으나 이를 감경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검찰과 최씨는 1심 판결에 대해 각각 항소했다. 다음 재판은 7월 1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