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9차 대한민국 보고서 심의안서
"여가부 장관 임명 실패·예산 삭감·퇴행적 정책 우려"
"폐지 조항 철회하고 재조직 시 기능 유지하라" 권고
"전통적 역할 지나치게 강조해 여성 사회적 지위·자율성 훼손"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홈페이지 캡쳐>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가 한국 정부에 "지체 없이 여성가족부 장관을 임명하라"고 권고했다.
CEDAW는 3일(현지시간) 대한민국 제9차 정기 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를 통해 한국 정부에 이같이 권고하고 나섰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2월 20일 김현숙 전 장관의 사표 수리 후 공석 상태다.
위원회는 "당사국이 제안한 여성가족부(MOGEF) 폐지가 이의 역할과 자원 강화의 중요성을 지적한 이전 보고서에서 퇴보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며 "이것이 여성 발전에 전염하는 법적, 정책적 틀의 분열과 우선순위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 실패, 여성가족부 예산의 급격한 삭감, 여성에 대한 퇴행적인 정책 등을 우려한다"며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조항을 철회하고 더 이상 지체 없이 장관을 임명하고 재조직 시 그 기능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여성가족부의 인적, 기술적, 재정적 자원을 실질적으로 늘리고 모든 정부 부처에서 젠더 주류화를 위한 노력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직원 역량 강화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의 대한민국 정부 9차 보고서 심의안 <출처 유엔 홈페이지>
또한 이날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한국 정부 내 여성 장관이 20%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한국 사회의 풍조도 지적했다.
위원회는 "가부장제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여성 정치인, 활동가, 언론인을 겨냥한 온라인 괴롭힘에 대한 우려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머니와 아내로서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여성의 사회적 지위, 자율성, 교육 수준을 훼손하는 것에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동시에 "특히 포퓰리즘적 서술을 촉발시키는 반페미니즘적 정치적 수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지적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적극적, 자율적, 자발적인 동의 여부를 중점으로 강간을 정의하도록 형법을 국제인권기준에 따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