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첨단 기술을 갖춘 경제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서 샤머니즘(무속신앙)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구독자 32만 명이 넘는 유튜버 '애기 선녀'로 알려진 무속인 이경현(29)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로이터 통신은 "각종 불상과 신(神)상, 향초 등으로 꾸며진 이씨의 신당 모습은 수세기 전 한국 무당의 사당과 유사하다"며 "그러나 이씨는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완전히 현대적인 방식으로 고객에게 다가간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샤머니즘은 눈에 보이지 않아 신비롭고 영적인 세계로 여겨졌다"면서 "2019년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한 이후 많은 무당이 영적인 수행에 대한 동영상을 게시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 결과 5100만명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종교가 없지만, 무당 등 샤머니즘의 매력은 (종교가 없는) 그 시간을 견뎌냈다"고 분석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한국어로 '무당'과 '점술'을 검색하는 횟수가 지난 5년간 두 배가량 늘어났다.
서강대학교 K-종교 학술원의 김동규 씨는 "무당은 신문에 자신을 홍보하곤 했다"며 "SNS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개봉해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파묘'의 경우 국제적으로 최소 9700만 달러(약 1300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종교적 전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로이터는 "이 영화는 옷을 잘 차려입은 20~30대 무당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라며 "한 가족의 저주를 풀어주는 무당의 모습을 그렸는데, 장재현 감독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젊은 무당들을 많이 발견했다"고 전했다.
20여 년 동안 수행을 해 온 방은미(51)씨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자신이 무당으로 산다는 사실을 숨기곤 했다. 무당이라는 낙인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당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홍보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이 분석한 온라인 가격표에 따르면 용하다고 소문난 무당은 30~60분 상담에 10만 원 정도를 받는다. 이 씨는 "무당은 보통 종을 흔들고 쌀알을 던지는 의식을 통해 인간관계나 구직 상담 미래에 대해 질문에 답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노래하고 춤추고 칼날 위를 걸어가며 신이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관습은 다양하지만 한국 무속인들은 산신, 대신 할머니, 용왕과 같은 지역 신들을 숭배한다.
불교 신자인 박채빈(33) 씨는 2020년 취업이 힘들었을 때 이경현 씨를 찾았다. 박채빈 씨는 "무당을 만난 뒤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며 "당시는 많이 불안했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할 일에만 집중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불교 신자이지만 주변에는 기독교인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 사회에서는 무속신앙을 배척하는 기독교인 중 일부는 물론 이른바 '엘리트 집단'에 소속된 일원도 무당을 찾아 상담받는다고 했다.
이경현 씨는 10대 때부터 이른바 '신병'을 느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에 자신의 소명을 받아들여 무당이 되기로 결심하고 유튜브 채널을 시작해 현재 구독자 수가 30만 명이 넘는다.
이 씨는 가방에 들고 다니는 물건, 2024년 국가의 운명 등을 주제로 한 영상을 주로 올린다. 그는 "현재 한국 사회의 상황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있다"며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고객 중 상당수가 높은 집값과 자녀 양육비에 대한 걱정으로 찾아온다"고 했다.
교육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한승훈 교수는 "젊은 무당들은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젊은 고객들과 잘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문화부 소속 한 기관은 2022년 기준 한국에 30만~40만 명의 무당과 점쟁이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