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중환자 50% 이상

상급종합병원 중증, 동네 병원 경증 역할 분담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중증수술 수가 등 보상 대폭 강화
‘의료분쟁 조정’ 제도 개선

정부가 이른바 '빅5'를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구조 전환에 나섰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에, 동네 병원은 경증환자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11일 5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열고 9월부터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을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으로 구분하고 상급종합병원으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고 생명이 위중한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도록 하고 있으나, 의료기관별 기능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의료전달 체계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각자 집중해야 할 환자 위주로 기능을 강화하기보다는 상급종합병원부터 의원까지 비슷한 환자들을 두고 경쟁하며 병상 등 시설과 진료량을 급속히 늘려왔다. 고비용의 숙련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전공의들이 장시간 근로를 담당하는 구조를 지속해온 것이다.

노연홍 의개특위 위원장은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가능하면 많이 늘려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은 일반병상을 최대 15% 줄이고, 중환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입원료, 중증수술 수가 등 보상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응급 진료를 위한 당직 등 의료진 대기에 대해서도 최초로 시범 수가(당직 수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이라는 이름이 서열을 암시하고, 최종 치료를 맡는다는 역할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명칭을 바꾸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도 소송이 아닌 대안적 분쟁 해결 제도로 실시해온 '의료분쟁 조정' 제도도 개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