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법 끝으로 '野 주도' 방송4법 국회 통과…민주 "거부 명분 없어"

'방송 4법' 모두 국회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방침

민주 "윤 대통령, 방송4법 거부할 명분 없어…독재의 길 가겠다는 선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 가운데 마지막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여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강제 종결하고 EBS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해당 법안은 재석 189인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로써 야당이 주도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과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을 포함한 이른바 '방송 4법'이 모두 국회를 통과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방송 4법은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변경하는 내용,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여당은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방송4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이들 법안을 재표결에 부쳐야 한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방송4법' 본회의 통과에 대해 "국회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 언론은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켰다고 표현하는데, 8개 원내정당 중 7개 정당이 표결에 참여했다. 여당의 단독 반대라고 표현하는 것이 본질에 부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당이 법안 처리를 단독으로 반대한 이유는 명확하다. 윤 대통령의 방송장악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라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통과한 방송4법을 거부한다면, 이는 독재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