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일부 지분 매각해 코카콜라 주식 수와 동일
애플 주식 추가 매도없이 영구적 보유 주장 나와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 사진=로이터통신
CNBC는 지난 14일 13F 보고서(보유지분 공시)를 통해 애플 주식 4억주(114조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버크셔 해서웨이가 포트폴리오 조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1분기 말(7억8900만주)보다 크게 감소한 규모로 코카콜라 보유 주식 4억주와 동일한 주식 수다.
앞서 버크셔 해서웨이가 2분기 말 보유 중이던 애플 주식 절반 정도를 매각하자 버핏이 애플의 성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거나 경기침체를 내다본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코카콜라 주식 수와 의도적으로 맞추기위해 애플 지분을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버핏이 4억주를 영구적으로 보유하겠다는 신호라는 주장도 나온다.
데이비드 카스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CNBC에 "버핏이 딱 떨어지는 숫자를 좋아해 더 이상 애플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수 있다"며 "4억주인 코카콜라가 버핏에게 영구적인 보유 주식인 것처럼 애플 주식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단순한 우연이라는 의견도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인 빌 스톤은 "버핏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버핏의 '코카콜라' 주식 사랑은 유별나다. 버핏은 불황에도 미국 노동자들이 코카콜라 한잔으로 시름을 달랜다는 이유로 코카콜라의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다. 1988년 처음으로 코카콜라 주식 1417만주를 매수한 그는 꾸준하게 지분을 늘려 현재는 전체 지분 8%에 해당하는 4억 주를 보유하고 있다.
버핏은 "어렸을 때 가족이 운영하는 식료품점에서 당시 25센트였던 콜라 6병 묶음을 사서 병당 5센트씩 이윤을 남기고 팔았다"며 "그때 이 제품의 상업적 가능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근엔 애플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그동안 변동성이 큰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꺼려왔던 버핏은 2016년 애플 주식을 대량 투자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충성스러운 고객들이 있기에 코카콜라처럼 애플 주식도 그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애플이 버크셔의 보험 사업 다음으로 중요한 사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버핏은 지난 5월에 열린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코카콜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보다 더 좋은 애플도 보유하고 있다"면서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애플과 아멕스, 코카콜라를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