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공습으로 러 우위 전세 바꿔"
"영토·국민 수호 실패…러 민심 프리고진 반란때보다 심각"
전쟁 장기화·프리고진 반란 이어 푸틴의 세번째 굴욕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으로 러시아 내에서 안보 실패 여론이 커지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이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 로이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기습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세계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영토를 점령당한 러시아 내에서 안보 실패 여론이 높아지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이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 공격 2주째인 18일(현지시간), 세임강의 러시아군 보급로인 교량 하나를 추가로 폭파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쿠르스크 지역 내 82개 마을과 1,150㎢를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래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18%에 해당하는 지역을 점령한 것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지만 전쟁에서 일방적이던 러시아 우위 전세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쟁연구소는 "이번 공세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우세한 것은 불가피하며 우리는 이를 방관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를 강조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의 근원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점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이뤄질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리한 패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러시아 내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영토와 국민 수호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기습 공격으로 쿠르스크주 수드자 지역에서 대피한 피란민은 최소 13만명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번 사태에 따른 러시아 민심이 지난해 바그너 용병의 수장 프리고진의 반란 때보다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처음으로 지상 본토 공격을 받은 러시아 국민의 충격 강도가 꽤 크다는 것이다.
영국 더 가디언은 이번 공세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푸틴 대통령의 세 번째 굴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굴욕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할 당시 대부분의 분석가가 몇 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분석한 것과 반대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군의 위상이 위축된 것이다.
두 번째 굴욕은 지난해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드러난 러시아 내부의 균열과 부패다. 당시 프리고진은 모스크바에서 약 300마일 떨어진 보로네시 외곽까지 진군하며 푸틴의 위상에 흠집을 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대가 2주 만에 러시아 영토를 35km가량 뚫고 들어오며 푸틴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 군인들의 항복에서부터 민간인들의 혼란스러운 대피 등으로 러시아 군의 약점뿐 아니라 러시아 국가 자체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관리를 인용해 이번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일부 철수하고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 영토 내부에서 진군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임명된 안드레이 벨루소프 국방장관 대신 자신의 전 경호원 중 한 명인 알렉세이 듀민에게 우크라이나의 국경 공세를 막으라는 임무를 맡겼다는 소문은 실제 러시아 지도부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러시아 내 영토 및 국민 수호 실패에 대한 여론이 커지며 '안보 수호자'로 장기 집권을 이어온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