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화재 유조선 예인에 합의… "인도주의·환경문제 고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상에서 공격을 받은 그리스 국적 유조선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가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대표부는 "여러 나라가 안사룰라(후티)에 연락해 예인선과 구조선이 사건 발생 지역으로 진입시키기 위한 임시 휴전을 요청했다. 인도적, 환경적 우려를 고려해 안사룰라가 이 요청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후티 반군 대변인인 무함마드 압둘살람은 로이터 통신에 "일시적 휴전은 없다"며 "여러 국제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수니온의 예인만 허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니온호는 지난 21일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가던 중 예멘 항구도시 호데이다 인근 해상에서 여러 발사체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선박에서 원유가 유출됐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선박 접근이 차단된 상황이어서 독립적으로 확인하진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친(親)이란 성향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레바논 헤즈볼라와 함께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 국민들과 연대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에서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다.

예멘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을 통제하는 후티 반군은 "이번 수니온호 공격은 4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고 가자지구 전역을 황폐화시킨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수니온호에서 기름 유출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항해의 위험과 잠재적인 환경 재앙을 동시에 불러온다"고 우려했다. 그는 "제3자가 수니온호를 인양하기 위해 두 척의 예인선을 보내려고 했으나 후티 반군이 공격 의사를 표시하며 위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