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금융노조 집회서 경찰 구둣발에 발목 밟혀…책임 묻겠다"

박홍배 "중재하려는 국회의원, 진압 저지하려는 노동조합 관계자 다치는 사고 발생"

"끝나가는 집회 소음기준 위반 이유로 다수 경찰 인력, 강제 진압…정당한 공권력인가"

경찰 "박 의원 밀거나 넘어뜨린 정황 없는 것으로 확인"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금융노조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윤석열 정부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박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의 평화집회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윤석열 정권의 만행을 규탄한다"며 "어제(11일) 저녁, 금융노조 결의대회 도중 경찰과 국회의원, 금융노조 조합원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신고가 완료된 합법적인 집회였으며, 일반 조합원들이 참석하고 문화공연을 진행할 정도로 평화로운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경찰은 소음기준 위반을 이유로 집회를 강제적으로 해산하기 위해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중재하려는 국회의원과 진압을 저지하려는 노동조합 관계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현장에서 '집회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거의 끝났으니 돌아가라', '뒤에 계단이 있어 위험하다'고 수차례 말하고 경찰도 그 얘기를 들었다"며 "그러나 경찰은 저를 비롯한 동료 국회의원과 조합원을 밀치고 진압을 강행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조합원이 쓰러지고 밟혔으며, 저 역시도 진압과정에서 경찰에 방패에 밀려서 경찰의 구둣발에 발목을 밟혔다"며 "하지만 경찰은 명백한 과잉대응이 있었음에도 언론을 통해 '억지로 뚫거나 무리하게 들어가지 않았다', '경찰과 마찰이나 문제가 없었다. 채증 또한 없었다'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심지어 지금까지도 당사자인 노동조합이나 의원실에게 상황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며 "며칠만 거짓말만 하면 될 줄 생각하는 것 같다. 누가 이런 지시를 했고, 어떤 절차를 걸쳤는지 철저하게 검증하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평화로운 집회에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 왜 필요했나. 다 끝나가는 집회에 소음기준 위반을 이유로 다수의 경찰 인력을 동원하여 강제 진압한 것이 정당한 공권력인가"라며 "정부가 말하는 폭력은 노동조합이 아닌, 경찰이 그리고 정부가 나서서 자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더해 "정부의 공권력 남용은 어제만의 일이 아니다. 2023년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 폭력 진압 사태가 또 하나의 사례"라며 "올 8월에는 집시법 시행령을 개정해 소음 기준을 무턱대고 강화하여 사실상 집회를 규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대체 정부는 무엇이 두려워서 국민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냐"고도 되물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지금이 2024년인지 독재정권 공안정국인지 눈을 의심하게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공권력 남용, 경찰의 폭력행위, 기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박 의원을 밀거나 넘어뜨린 정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노조의 집회 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한 점을 지적하며 반박에 나섰다. 관련 법률에 따라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으나, 주최 측이 계속 확성기를 사용해 일시보관조치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