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김 여사가 거래 결과와 금액을 사후적으로 확인"
재판부 "증권사 담당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주식거래 안 해"
시세조종 인지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방조 혐의 적용 가능
◆…서울 성동구 도이치모터스. 2021.10.8 사진=연합뉴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의 주범인 권오수 전 회장에 대한 2심 판결문에는 1심과 같이 김 여사 계좌 3개와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명시한 내용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2010년 10월 28일 대신증권 직원과 통화한 녹취록을 언급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대신증권 직원이 "예, 교수님. 저, 그 10만주 냈고", "그, 그거 누가 가져가네요"라고 하자 김 여사가 "아 체, 체결됐죠"라고 답했다. 이어 직원이 "예 토러스 이쪽에서 가져가네요, 보니까"라고 하자 김 여사는 "그럼 얼, 얼마 남은 거죠?"라고 물었다. 이에 직원이 "이제 8만개 남은 거죠"라고 하자 김 여사는 "나머지 금액이 어떻게 되냐고요. 지금 판 금액이요"라고 재차 물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거래 결과와 금액을 사후적으로 확인하거나 증권사 담당자가 김 여사에게 사후보고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김 여사가 맡긴 증권사 담당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주식 거래를 하는 내용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2차 주가조작 시기(2010년 10월 21일 이후) 당시 시세조종에 활용됐다고 인정된 대신증권 계좌의 거래를 김 여사가 충분히 인지했다고 재판부는 본 것이다. 다만 거래 사실을 알았다는 것만으로 혐의 유무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김 여사의 경우 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된 사실을 인지한 것을 넘어 시세조종 범행 자체를 인지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방조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