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과소' 보수는 '과다'?.. 윤호중 "기재부, 정권에 따라 엿가락 세수추계"

기획재정부가 정부의 성격에 따라 입맛에 맞춰 세수추계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년 연속 세수추계에 오류가 발생한 가운데 기재부가 정부의 성격에 따라 엿가락 세수추계를 해온 것이 아니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질의에 앞서 윤호중 의원은 기획재정부 조세분석과 직원들의 성과평가 자료를 요청했다. 기재부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돼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행정안전부나 국세청 등은 성명 공란으로 제출한 바 있는데 유독 기재부는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

윤 의원은 "2022년에 과소추계로 50조 이상의 초과세수가 발생했을 당시 부총리는 세수추계에 대한 실적을 성과평가 지표로 삼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과소추계가 아닌 과다추계로 재정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음에도 성과평가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에는 50조원 이상의 과소추계, 2023년과 2024년은 각각 56조원과 30조원의 과다추계가 발생한 가운데 윤 의원은 "2022년은 정권 교체기로, 세수추계를 너무 적게 해서 초과세수가 발생했거나 예납할 수 있는 법인세를 미리 과다하게 납부하게 해 세수를 부풀린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의 역할을 강조해온 지난 정부 때는 과소추계하고, 재정건전성을 내세워 정부의 역할을 줄이려는 현 정부 때는 과다추계를 하는 것 아니냐"며 "과소추계를 하면 당연히 예산규모를 줄이게 되고, 과다추계를 하면 예산규모를 늘리게 된다. 정부의 성격에 따라 기재부가 세수추계를 엿가락 늘리듯 늘였다 줄였다 해 온 것이 아니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윤 의원은 "2021년부터 4년 연속으로 세수추계에 실패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내지 못하면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추계의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앞으로는 모형을 만들 때부터 민간 및 국회예정처 등과 함께 해 개혁을 한 번 해보려 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