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과세자료 제출 거부·기피하면 '이행강제금' 부과한다

송언석 기획재정위원장 대표발의

"여야 의원 공감하고, 국세청도 의지 밝힌 만큼 조속히 논의되도록 관심 기울일 것"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문제가 떠오른 가운데 국세청의 과세자료 제출을 거부 또는 기피하는 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현행 국세기본법의 과태료 수준으로는 빅테크 등 다국적기업의 악의적인 과세자료 제출 거부에도 국세청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커진 데에 따른 것이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국세기본법은 세법의 질문·조사권 규정에 따른 세무공무원의 질문에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자료제출을 거부한 자에게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에 명시된 과태료 부과 기준이 낮은 데다, 2021년 '하나의 세무조사에는 한 건의 과태료 부과만 인정한다'는 법원의 판결 이후 반복적인 부과도 어려워 기업이 자료제출을 거부해도 사실상 국세청이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송언석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세자료 제출을 거부한 외국계 기업에게 부과한 과태료는 지난해 기준 2건, 6600만원에 그쳤다. 이는 2019년의 116건, 21억800만원과 비교해 건수로는 98%, 액수로는 96%가량 급감한 수치다.

과세자료 제출을 회피하는 행태는 과세 불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 다국적기업의 경우, 과세자료가 해외 본사에 있다는 핑계로 국세청의 자료요구에 협조하지 않다가 불복과정에서 유리한 자료만 증거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6대 대형 로펌이 수행한 외국인 조세행정소송의 국세청 패소율은 작년 기준 79.3%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주요 선진국들은 과세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 고액의 벌금이나 징역형 등을 부과해 엄정히 대응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행강제금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송언석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국세청의 자료제출 명령을 반복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자에게는 이행 기간이 지난 날부터 1일당 1일 평균수입금액의 1000분의 3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소득을 해외로 이전하는 등 평균수입금액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1일당 1000만원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송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세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도 악의적인 조세회피 행태와 대책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며 "많은 여야 의원님께서 이행강제금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셨고, 국세청 또한 이행강제금 도입 의지를 밝힌 만큼 개정법률안이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