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이란 '즉각 대응' 보류 시사에 4% 폭락…WTI 68.61달러

브렌트유 4.4%·WIT 4.6% 폭락…1일 이후 최저치

"이스라엘 보복 예상으로 누적된 위험 프리미엄 사라져"

씨티은행 "향후 3개월 브렌트유 목표가격 74→70달러"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에도 이란이 즉각적인 대응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28일(현지시간) 장 초반 국제유가가 4% 이상 폭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개장 직후 4.4%(3.35달러) 하락해 배럴당 72.70달러를 기록했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4.6%(3.27달러) 떨어진 68.61달러에 거래됐다. 두 유종 모두 10월 1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주 유가는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이 임박했다는 보도와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4% 상승했다.

이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전투기와 드론이 이란 서부의 미사일 공장과 군 시설을 표적으로 공습을 단행했으나 이란이 대응에 대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며 중동 긴장을 크게 완화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사이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와 관련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악행을 경시해서도 과장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으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우리 민족과 국가의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예상하며 유가에 누적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호주 MST 파이낸셜 연구기관의 사울 카보닉 에너지 분석가는 "석유 인프라를 피하는 것을 포함한 공격의 제한적인 성격으로 인해 긴장 완화 경로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이에 따라 배럴당 위험 프리미엄이 몇 달러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이란이 앞으로 몇 주간 반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주시할 것이며 이로 인해 위험 프리미엄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주말 재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카보닉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제한된 공격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리인이 지속적인 휴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씨티은행은 이날 메모를 통해 위험 프리미엄 축소를 감안, 향후 3개월 동안의 브렌트유 가격 목표를 배럴당 74달러에서 7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