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현지시간) 내린 기습 폭우로 인한 피해로 진흙으로 뒤덮인 마을을 스페인 파이포르타 주민들이 정리하고 있다. 2024.10.31. <사진 로이터>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간) 내린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158명으로 늘어났다. 1973년 10월 홍수로 300명이 사망한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다.
3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앙헬 빅터 토레스 스페인 국토정책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 158명의 사망자에 실종자 수십 명을 더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구조당국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후 4시 현재 발렌시아 지역에서 155명,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는 2명, 안달루시아에서는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당국은 현재 실종자 규모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은 발렌시아에서 8시간 동안 내린 비가 이 지역의 지난 20개월 치 강수량보다 많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스페인 역사상 최악의 홍수 관련 재해"라며 "기상학자들은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 변화로 이 같은 기상 현상이 더 빈번하고 파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2021년 독일에서 최소 185명이 폭우로 사망했다. 1970년 루마니아에서 209명이 숨졌고, 1967년 포르투갈 홍수로 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대는 이날 발렌시아 외곽의 차고에 갇힌 8명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사망자에는 지역 경찰관도 포함됐다고 마리아 호세 카탈라 시장이 밝혔다. 그는 라 토레에서 40대 여성이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 수천 명의 시민들이 라 토레에서 발렌시아 도심으로 이어지는 투리아 강 다리를 건너 생필품을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 정치인들은 마드리드 중앙 정부가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제때 내리지 않아 인명 피해가 늘었다고 비난했으며, 내무부는 지역 당국이 시민 보호 조치를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지역 주민은 로이터에 "제때 관련 정보를 받았다면 그 사람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62명이 사망한 파이포르타의 시장인 마리벨 알바라트도 "집 안에 많은 노인들이 있었다"며 주민들에게 홍수로 인한 위험 경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홍수로 다리와 도로, 철도 등 스페인의 인프라가 파괴됐으며 오렌지와 같은 감귤류 작물의 약 3분의 2를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농지가 침수됐다.
이날 수해 현장을 찾은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번주 더 많은 폭풍우가 예상된다는 기상청의 보도로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 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은 이번 기습 폭우는 '고고도 저기압'이 지중해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한 폭풍을 형성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