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단순경비율 적용대상 축소‥근거과세 확립
재경부, 2007년 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입법예고
경영여건이 어려운 음식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담을 덜어주는 의제매입세액공제제도의 일몰시한이 2년간 연장되고 공제율이 인상된다.
재벌기업 등이 증자·합병 등의 자본거래를 통해 변칙적인 이익분여행위를 할 경우에는 그 거래에 대해 포괄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되며, 적격증빙 수취의무 기준금액 인하 및 단순경비율 적용대상 축소 등 세원투명성 제고방안이 마련된다.
재정경제부는 1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13개 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7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2월말까지 공포·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면세 농산물을 매입해서 가공해 판매하는 사업자들의 부가가치세 부담을 덜어주는 '의제매입세액 공제제도'를 오는 2008년말까지 음식업자에 한해 현행 5/105의 공제율을 6/106으로 늘려주기로 했다.
재경부는 지난해 음식업자 의제매입세액공제로 인해 2500억원 가량의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번 공제율 인상으로 인해 음식업자에게 약 800억원의 지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신청해 혜택을 받은 사업자가 21만5000명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연간 40만원 정도의 지원이 이뤄지는 셈.
이와 함께 법인이 합병·분할·증자·감자 등을 통해 자본을 증가 또는 감소시키는 거래를 통해 이익을 분여할 경우, 상·증여세법의 포괄주의처럼 자본거래에 대해 포괄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됐다.
그동안 행정부에서는 자본거래의 변칙행위에 대해 포괄적으로 해석해 왔으나, 법원에서 보수적으로 판결해 패소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법인세법 시행령에 명문화한 것.
외국인이 조합을 통해 국내주식을 취득·양도하는 경우에는 개별투자자가 아닌 조합 단계에서 양도소득세 과세요건을 판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재 주식소유비율이 25% 이상인 양도세 과세요건에는 소유비율을 계산할 경우 조합 단계가 아닌 출자자 단계로 판정하게 돼 있어 사모펀드 등의 '먹튀'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한 세원투명성 제고를 위해 변호사, 의사, 세무사 등 전문직 사업자에 대해 수입금액 규모에 상관없이 복식부기 의무가 부여되며, 경비 및 접대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적격증빙 수취의무 기준금액이 현행 5만원 초과 거래에서 내년에는 3만원, 2009년에는 1만원으로 하향조정된다.
근거과세를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단순경비율 적용대상도 내년부터 축소된다. 추계과세시 단순경비율 적용대상 수입금액 기준은 ▲농어업, 도소매, 부동산매매업 7200만원 미만→6000만원 미만 ▲제조, 음식 및 숙박업, 건설업 4800만원 미만→3600만원 미만 ▲부동산임대업, 개인서비스업 3600만원 미만→2400만원 미만 등으로 하향조정된다.
이밖에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매입자발행(Self-billing) 세금계산서제도의 거래 범위를 거래건당 10만원이상~500만원이하으로 규정해 제도시행 초기의 국세청 집행능력이 가능한 범위로 한정했다.
10만원 미만의 소액 발행의 경우에는 너무 많은 사례가 발생해 국세청의 검증업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우려됐고, 500만원 초과금액에 대해 세금계산서 발행을 거부했다면 사업자가 세무조사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기준 금액을 설정했다는 것이 재경부 관계자의 설명.
또한 국세청이 추진하고 있는 '따뜻한 세정'의 일환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소규모 성실사업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면제해주는 방안이 마련됐으며, 오는 2009년부터 시행되는 근로장려세제(EITC)와 관련한 급여지급요건과 신청절차 등 세부 추진방안들도 포함됐다.
허용석 재경부 세제실장은 이와 관련해 "세원투명성 확보와 조세체계의 합리화 등의 방안과 함께 투자촉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지원 및 중산·서민층에 대한 세제지원방안을 균형적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원투명성 확보방안에 따른 과표양성화로 소득이 노출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부분은 성실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면제 등 세부담 완화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충분히 보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