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내달 중순 발의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병완(李炳浣) 청와대 비서실장은 18일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개헌안은 국회에 발의할 때 세 가지를 정리해 넘기게 될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4년 연임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춘다. 대통령 궐위시 새 대통령은 전임자의 잔여임기만 수행한다"는 것이 그 골자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에 관한 현행 헌법 70조와 대통령 선거에 관한 68조를 손질하는 선에서 발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임기 조항인 70조는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가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하며, 연임할 수 있다'로 바뀔 전망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문제의 경우 2008년 20년 만에 양자의 임기가 일치, 4년 연임제 개헌이 이뤄지면 자동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헌법 조문 개정 또는 조항 추가가 필요 없다.
문제는 차기 대통령과 18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임기 개시에 3개월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3개월의 임기 차를 그대로 둔 채 개헌안을 발의해 정치권의 논의에 맡기거나, 아니면 대선과 총선 시기를 조정하는 내용을 부칙에 명기하고 발의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개헌안을 발의하면 임기 일치 문제를 부칙에 넣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선거에 관한 사항이어서 개헌논의가 합의되면 정치권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원포인트 개헌 후 4년 임기를 수행하게 되는 대통령의 유고 등 궐위시 새 대통령 선거 및 임기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관심이다.
현행 헌법 68조는 1항에서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는 때에는 임기만료 70일 내지 40일 전에 후임자를 선거한다', 2항에서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일단 이번 개헌 발의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춰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는 만큼 정부는 대통령 궐위시 새 대통령은 전임자의 잔여임기만 수행하도록 관련 조항을 고칠 것이 확실시된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는 새 대통령에게 4년 임기를 보장할 경우 의원과의 임기가 또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68조 1, 2항의 조문을 손질하거나 별도의 조항을 신설해 대통령 궐위시 임기 관련 문제를 새로 규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궐위된 대통령의 잔여임기가 1년 정도로 짧을 경우 국민 직선제를 통해 대통령을 다시 뽑아야 하느냐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17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잔여임기가 아주 짧을 때는 국회에서 간선, 이런 것들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정부 내 논의결과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 궐위시 잔여임기가 짧은 경우 또한 정치권의 논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