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퇴임 한달 앞두고 '무역법 301'조 발동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對중 관세 부과 근거 제공할 듯
中상무부 "단호한 반대" 표명…강력 보복 시사
◆…바이든 행정부가 차기 행정부 출범을 한달 앞두고 중국산 범용(레거시) 반도체를 대상으로 새로운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에 착수했다. <사진 로이터>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를 바탕으로 중국의 반도체 지배 행위와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이번 조사의 목적이 중국의 대규모 국영 반도체 공급망 확대로부터 미국 및 기타 국가의 반도체 제조업체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은 반도체 자체뿐 아니라 국방, 자동차, 의료 기기 등 주요 산업에서 사용되는 부품과 완제품에 대한 영향을 포함하며, 중국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및 반도체 기판 생산도 겨냥하고 있다.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자동차, 세탁기, 통신 장비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에 대한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조사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에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또한 1974년 발효된 무역법 301조에 따라 진행되며,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2018년~2019년, 약 37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활용했던 조항이다.
다만 미국 정보기술산업협회(ITIC)는 이번 조사가 글로벌 경제와 공급망에 복잡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가 객관적이고 협력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즉시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강력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며 "미국의 새로운 301조 조사는 중국 탄압과 국내의 정치적 필요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반도체법으로 자국 반도체 업계에 대규모 보조금을 주고 미국 기업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산업의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자기 모순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변인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권리와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고 자동차 및 의료 장비 생산이 멈추는 상황을 겪은 후 반도체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527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올해 1월 1일부터 중국산 반도체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첨단 인공지능(AI) 및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 제한도 강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