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얼어죽는 가자 신생아들…'휴전 합의 지연' 속 인도적 위기 심화

알마와시 난민 텐트에서 신생아 "극심한 추위로 사망"

칸유니스에서도 "3일·한달 된 아기 대피소 부족으로 사망"

유엔 "가자지구서 매 시간 아이 한 명씩 사망해"

가자 어린이, 기아·추위·질병 등 인도주의적 위기에 노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간 휴전 합의가 지연되면서 양측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서는 아기들이 추위로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은 "가자지구 남부 알마와시 난민 텐트촌에서 한 신생아가 추위로 얼어 죽은 채 발견됐다"며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습 속에서 집을 잃고 떠도는 팔레스타인 아기들이 직면한 생존의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냈다"라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의 무니르 알부르시 총국장은 이날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신생아) 셀라 마흐무드 알-파시가 극심한 추위로 얼어 죽었다"고 밝혔다. 이날 CNN이 촬영한 영상에는 아버지 마흐무드가 흰 수의에 쌓인 셀라의 시신을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셀라의 어머니 나리만은 CNN에 "셀라는 추위로 죽었다"며 "내가 안고 있었지만, 아이를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여분의 옷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알마와시 지역을 '인도적 지역'으로 지정한 지역으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이주해 임시 텐트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해당 지역을 겨냥, 반복적 공습을 단행하고 있다.

칸유니스 지역에서도 신생아가 추위 속에서 목숨을 잃은 사례가 발생했다. 지역 내 나세르 병원의 아흐마드 알-파라 과장은 CNN에 지난 48시간 동안 3일된 아기와 한 달 된 아기가 대피소 부족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 이주, 질병이 만연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자원 공급 부족 속에서 충분한 음식, 물, 보호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알부르시 총국장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1만76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기구 데이터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는 매시간 한 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있다. 국제 구호위원회는 10월에 최대 1만7천명의 어린이가 보호자를 잃거나 그와 분리됐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의료 시스템이 마비됨에 따라 아이들은 부상을 입어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알-파라 과장은 인공호흡기를 포함한 의료용품 부족으로 인해 미숙아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유니세프의 로살리아 볼렌 소통관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전쟁이 지속되는 14개월 동안 어린이들은 이 악몽의 날카로운 가장자리에 있다"며 "백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의 현실은 두려움, 극심한 박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