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를 운송하는 크리스토프 드 마르제리호가 러시아 야마로네네츠 구 사베타 북극항에 정박해 있다 <사진 로이터>
오는 1월 유럽과 미국에 한파가 닥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난방 수요 증가 전망으로 30일(현지시간) 미국 천연가스 가격과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천연가스 2월분 선물 가격은 15.76%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기상 예보에 따르면 1월 4일과 5일, 유럽 주요 도시인 런던, 파리, 베를린의 평균 기온은 영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30년 평균보다 약 6도 낮은 수준이다.
내달 미 동부 지역의 기온도 평균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동부 지역의 추운 기온이 1월 중순, 정점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는 한 달 전체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난방 수요를 측정하는 지표인 난방도수(Heating Degree Days)는 지난주 399보다 증가한 499를 기록했다. LSEG 기상학자들은 1월 유럽의 기온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분석가는 "북극의 한파에 대한 예측과 올해 1월이 30년 만에 가장 추울 것이라는 전망이 자금 움직임을 바꾸고 있다"며 "기록적 수요뿐 아니라 천연가스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12월 말에 만료될 예정인 우크라이나를 통한 러시아 가스 수송 계약 갱신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HBD의 가브리엘 오디아세 분석가는 "러시아의 가스프롬과 우크라이나의 나프토가즈 간 해당 계약은 러시아 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계약 만료는 유럽의 가스 공급과 시장 역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신년 초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를 잠재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망은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0.3%(22센트) 상승해 배럴당 74.39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6%(39센트) 오른 70.99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초저황 디젤 선물 가격은 이날 2.5% 상승해 11월 5일 이후 최고치인 갤런당 2.30달러를 기록했다. 유통업체 TACenergy는 "경유 가격이 전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향후 몇 주간 이어질 추운 날씨에 대한 우려로 난방에서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경유 수요가 오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또한 3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중국의 제조업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스톤X의 알렉스 호데스 분석가는 "중국 경제가 약세를 보일 경우 내년 석유 시장의 공급 과잉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오는 1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이란 원유 제재 가능성도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하루 50만배럴 이하로 줄여 세계 시장에서 하루 100만배럴 이상의 원유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고 추측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