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문가 '콘크리트 벽'에 의문…"구조물 없었다면 대부분 살았을 것"

국토부 "다른 공항에도 설치"…전문가들 "비정상적(unusual)"

"단단한 구조물 재앙…활주로 장애물 부서지기 쉬워야"

"착륙 너무 빨랐다…충돌 직전 조종사 판단 파악해야"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 참사와 관련해 해외 전문가들이 여객기와 충돌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충돌 직전 조종사의 판단에 관한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BBC는 179명이 사망한 한국 항공 추락사고에서 항공 전문가들이 활주로 근처의 '비정상적인'(unusual) 콘크리트 벽에 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 안전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플랩/기어 없는 착륙이 가능한 한 최고 수준으로 이뤄졌다"며 "많은 사람이 사망한 이유는 착륙 자체가 아니라 항공기가 활주로 끝 바로 너머에 있는 매우 단단한 장애물과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애물이 없었다면 대부분, 아마도 모든 탑승객이 살아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국토교통부는 구조물과 사고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충돌 당시 구조물은 흙으로 덮여 있었으며 높이가 4m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객기 착륙을 돕는 안테나인 로컬라이저 설치를 위해 활주로 끝에서 250m 떨어진 위치에 설치됐다.

당국은 국내 다른 공항과 일부 해외 공항에 유사한 콘크리트 구조물 장비가 설치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독일 루프트한자의 크리스티안 베케르트 조종사는 로이터에 "보통 공항 활주로 끝에는 벽이 없다"며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와 동일한 유형의 항공기를 조종한 48년 경력의 조종사 크리스 킹스우드 또한 BBC에 "활주로에서 일정 범위와 거리 내에 있는 장애물은 부서지기 쉬워야 한다"며 "단단한 구조물이 있었다는 것이 비정상적"이라고 짚었다.

그는 항공기는 비행 효율을 위해 설계됐기 때문에 그리 튼튼한 구조물이 아니라며 어떤 종류의 구조물이든 동체에 재앙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조사할 필요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조종사가 장벽의 유무를 인지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샐리 게신 항공 분석가는 해당 여객기가 일반적 착륙 방향과 반대 방향에서 접근했다는 점을 언급 "조종사들이 활주로 끝에 단단한 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의문점이 많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또한 이날 보도로 조사가 활주로의 콘크리트 장벽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은퇴한 조종사 더그 모스는 WP에 "조종사들이 너무 빨리 착륙했다"며 "충돌 전 행동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