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15개월만 휴전 타결…바이든 "생애 가장 어려웠던 협상"

바이든 퇴임 직전 극적 타결…“대부분 차기 행정부서 이행”

트럼프 공로 묻는 말에 “농담하냐…내가 제안했던 틀 그대로”

하마스, 인질 33명 석방…1명당 팔 수감자 30~50명 풀려나

19일부터 6주간 1단계…2단계에선 ‘영구 종식 협상’ 진행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15일(현지시간)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합의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수많은 희생자를 내며 이어져 온 가자지구 전쟁이 일단 중단됐다. 퇴임 직전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경험한 것 중 가장 어려운 협상"이었다며 "차기 행정부에서 이행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휴전 성명 발표 후 가진 백악관 연설에서 "오늘 오후는 매우 기쁜 순간"이라며 "정전 협정이 마침내 체결됐다고 발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이 3단계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우선 6주 동안 진행되는 1단계에는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간에 완전하고 철저한 휴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철수, 그리고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던 인질, 특히 여성, 노인, 부상자들의 석방이 포함된다"며 "1단계에서 석방되는 인질 중에는 미국인도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와 AP통신 등은 오는 19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6주간의 휴전 기간, 하마스가 100명의 인질 중 33을 순차적으로 석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석방되는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당 수감자 50명을 풀어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2단계에서는 "영구적인 종식을 위한 합의를 마련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전쟁의 영구적 종식이다"라고 거듭 언급했다.

AP통신은 휴전 16일 차에 이스라엘 남성 군인 석방,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등의 의제를 포함한 2단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휴전 3단계에서는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과 유엔의 감독 아래 가자지구 재건이 개시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번 합의에 이르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며 "수십 년간 외교에 몸담아왔지만, 이번 협상은 경험한 것 중 가장 어려운 협상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을 끝낼 방법은 인질 협상 외에는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합의는 오는 20일(현지시간) 퇴임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으로 남을 예정이다. 그의 행정부 아래 시작된 전쟁을 끝내고 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동 지역은 진정한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내가 임기를 마칠 준비를 하면서 우리의 친구들은 강해지고 우리의 적들은 약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을 지시하며, 원활한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으나, 이번 합의의 공로에 대한 질문에는 자신의 기여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번 합의는 나의 행정부 아래에서 개발되고 협상된 것이지만, 조건의 대부분은 차기 행정부에 의해 이행될 것"이라며 "지난 며칠간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우리는 한 팀으로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기여도를 묻는 말에는 "이번 합의는 지난 5월 내가 제안했던 합의의 정확한 틀이다. 정확히 그대로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세계가 이를 지지하도록 만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의 팀에게 차기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우리가 같은 목소리를 내라고 지시했다"며 "그것이 바로 미국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발언 후 퇴장하는 과정에서 "이번 합의에 대한 공은 누구에게 있나? 당신이냐? 트럼프냐?"라고 재차 묻는 말에 "농담이냐?"(Is that a joke?)라고 응수하며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