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심판원, 지난해 4분기 사건 중 일상생활 밀접 심판결정 3건 공개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다세대주택을 분양하고 얻은 소득은 사업소득(주택신축판매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양도소득으로 오인해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만을 한 경우, 이를 사업소득으로 과세하면서 무신고한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해 7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23일 조세심판원은 지난해 4분기 조세심판사건 중 국민의 경제활동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3건의 심판결정을 선정해 공개했다. 심판원은 이번 심판결정 공개를 통해 납세자의 세금 신고·납부와 관련 경제생활 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7년은 가혹해"
A씨는 다세대주택을 신축·분양한 후, 그 소득을 양도소득으로 보아 2017년 귀속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했다. 그리고 세율 등을 고려하면 양도소득세 확정신고 의무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설령 이를 사업소득으로 다시 과세한다 할지라도 7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는 '무신고'한 경우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처분청은 주택신축판매업자인 A씨가 다세대주택 신축·분양에 따른 사업소득을 양도소득으로 잘못 예정신고 했고, 이후 양도소득세 확정신고도 하지 않은 이상 이는 무신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7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해 2017년 귀속 사업소득에 대해 다시 과세했다.
이에 심판부는 A씨가 분양한 다세대주택은 단일세율이 적용되는 단기양도 자산이므로 소득세법 제110조 제4항에 따라 양도소득세 확정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예정신고만으로도 확정신고로서의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A씨의 예정신고에 대해 처분청은 이를 정상적으로 접수했고, A씨가 예정신고를 해 처분청이 다세대주택 신축분양에 따른 과세권을 행사하는데 특별한 제약이 있어 보이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사업소득을 양도소득으로 잘못 신고했기는 하나, 그렇다고 이를 무신고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7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해 과세한 처분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국세기본법 제26조의2는 국세의 부과제척기간을 5년으로 규정하며 예외적으로 무신고한 경우에는 7년의 부과제척기간을 규정하고 있고, 소득세법 제110조 제4항은 양도소득세 누진세율 적용대상이 아닌 한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하면, 확정신고 의무는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 "사업자등록증 교부했으면서"
B씨는 배우자와 공동 소유한 주택을 임대하면서, 당초 관할 세무서에 공동명의로 된 사업자등록을 배우자 단독 명의로 변경하는 한편, 관할 지방자치단체에는 공동 명의로 민간임대주택 등록을 했다.
그리고 B씨는 자신이 단독 소유하던 거주주택을 양도한 후, 해당 임대주택이 특례가 적용되는 장기임대주택에 해당함을 전제로 거주주택의 양도에 대해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해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했다.
하지만 처분청은 B씨가 관할 세무서에 한 사업자등록이 B씨와 배우자가 임대주택을 공동 소유한 것과 다르게 배우자 단독명의로 등록되어 있어 소득세법상 인정되는 사업자등록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해당 임대주택은 특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임대주택으로 보아, 양도한 거주주택에 대한 1세대 1주택 비과세 적용을 배제하고 B씨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심판부는 사업자등록 관련 소득세법 규정에서 공동 소유 주택의 임대 시 사업자등록의 방법을 별도로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B씨 배우자 단독명의의 사업자등록이 소득세법을 위반한 사업자등록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처분청 스스로도 공동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던 것을 배우자 단독대표자로 변경한 사업자등록증을 교부했던 점 등에 비추어, B씨의 거주주택 양도에 대해 1세대 1주택으로 비과세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55조 제20항 제2호는 양도일 현재 소득세법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하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장기임대주택을 임대하는 1세대가 거주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하도록 하는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 "회사가 가까워서 할머니 집에 산건데"
C씨는 30세 미만의 미혼자로, 실제로는 부모와 거주하며 생계를 같이하고 있으나, 근무지에서 가까운 조부모의 주소로 불가피하게 주소지만 옮겨둔 상황에서 주택을 구입했다.
처분청은 세대별 주민등록표상 C씨가 조부모와 1세대를 구성하고 있고, 또한 C씨는 30세 미만의 미혼 자녀로서 지방세법 규정에 따라 부모와도 함께 1세대를 구성하는데, C씨의 조부모와 부모가 주택을 각 1채씩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결국 C씨는 1세대 3주택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 중과세율(8%)로 취득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심판부는 C씨를 조부와 동시에 부모와 각각 동일세대로 보는 것은 1세대의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30세 미만의 미혼 자녀인 C씨를 부모와 같은 세대로 간주한 이상 주민등록표상의 세대까지 포함시킬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또한 지방세법에도 두 경우를 중복 적용하도록 하는 규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C씨가 동시에 조부모와 부모의 동일세대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C씨를 1세대 3주택자라 해 중과세율로 취득세를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지방세법 제13조의2는 1세대 3주택자의 주택유상거래에 대해 취득세를 중과세율로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방세법 시행령 제28조의3은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함께 기재되어 있는 가족을 세대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설령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함께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30세 미만의 미혼 자녀는 부모와 1세대로 간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