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산 저가 공세에 국내 철강 업체들 수익성 악화
현대제철, 중국산 덤핑률 25.89%로 산정해 제소
대형 조선사 영향 미미… 중소 조선사는 타격 ↑
◆…철강 후판.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20일 중국산 후판에 대해 27.91%~38.02%의 예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기획재정부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기업별 예비 덤핑률은 바오스틸 27.91%, 장쑤샤강 29.62%, 샹탄스틸·사이노 인터내셔널·샤먼 ITG 38.02%, 기타 공급자 31.69%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강 제품으로 조선, 건설, 해양 및 풍력 기기, 송유관 등 제조에 사용된다. 그동안 중국 철강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2021년 44만6000t이던 중국산 유입물량은 지난해 138만1000t을 기록해 지난 4년 새 3배 이상 급증했다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 철강 업체들의 실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2021년 9조2381원에서 2조170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현대제철도 2조4475억원에서 3144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지난해 7월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을 대상으로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를 제기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제소 당시 중국산의 덤핑률을 25.89%로 산정했다.
관세폭탄 등 이중고에 빠진 국내 철강사는 이번 결정으로 한시름을 덜 수 있게 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철강사들은 후판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중국이 국내 기업을 밀어내고 시장을 장악한다면 공급망 위기란 더 큰 우려를 맞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보세구역(사용신고)을 활용하지 못하는 조선업체들의 타격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세구역은 관련 법령에 따라 수입된 물품을 관세 납부 전까지 보관·가공·전시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 방식을 이용하면 후판 수령 시 다소 높은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나중에 일부 환급받을 수 있다.
현재 보세구역을 이용하고 있는 업체는 HD한국조선해양이며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중소형 조선사들은 수입신고 방식으로 원자재를 조달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후판 사용 비율이 높은 중·소형 조선사들은 관세율이 예상보다 높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들은 중국산 후판을 20%가량 사용해 큰 영향이 없지만 중소형 조선소들은 최대 50%까지 사용한다"며 "중·소 조선사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