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차장이 작성한 메모 총 네 가지 버전
"3차 메모 시원시원하게 썼길래 2차 메모 폐기"
"4차 메모는 자신이 3차 메모에 가필한 후 밑줄"
◆…12·3 비상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한 내용을 정리해서 기록한 메모. 사진=연합뉴스
홍 전 차장은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실물 메모의 사진을 공개하며 "당시 국군방첩사가 체포하려 했던 최소한의 명단과 인원을 기억해야겠다는 차원에서 남긴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메모가 이 정도로 중요한 가치가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5차 변론에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해 체포 명단을 받아 적어 메모를 남긴 과정을 진술한 바 있다. 홍 전 차장이 작성한 메모는 윤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근거로 꼽혔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지난 8차 변론에서 홍 전 차장이 작성한 메모 내용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조태용 국정원장의 진술을 근거로 공세를 펼쳤다. 조 원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며 쓴 포스트잇 메모(1차) △보좌관이 당일 정서한 메모(2차) △보좌관이 다음 날 기억에 따라 새 용지에 다시 쓴 메모(3차) △누군가 가필한 최종 메모(4차) 등 모두 네 가지 버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자신의 메모가 달라진 과정을 직접 자료를 제시하며 설명했다. 그는 메모 속 인원수가 12명, 14명, 16명 등으로 자꾸 바뀐다는 지적에 "처음 들을 때부터 12명의 명단을 정확히 기억하고 2명은 들었는데 기억하지 못했다"며 "1~2명이 더 있었던 것 같아서 16명으로 적었다"고 해명했다.
홍 전 차장은 1차 메모를 폐기한 이유에 대해선 "급하게 받아적느라 글씨를 알아보기 쉽지 않아서 보좌관에게 해당 메모를 다시 쓰라고 지시한 것이 2차 메모"라고 했다. 이어 2차 메모는 불필요한 내용이 너무 많아서 폐기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3차 메모가) 시원시원하게 잘 쓰여 있으니 두 장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두 번째 메모를 폐기했다"며 "세 번째 메모를 보고 권순일이 두 번 쓰였고 조국이 빠져있어서 (가필했다)"고 주장했다. 보좌관이 기억에 따라 작성한 3차 메모에 자신이 가필하고 밑줄을 그은 것이 4차 메모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메모의 동그라미 의미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동그라미 친 것 같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