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시너지 낼 빅 프로젝트 만들어야"
"대미 투자 검토하겠지만 인센티브 필요"
"인공지능은 미국에 투자하는 게 훨씬 유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 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AI 관련 특별연설 하고 있다. 2025.2.23 사진=연합뉴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미 투자 계획 검토는 계속할 것이다. 비즈니스라는 게 필요한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어느 기업도 '트럼프 시기에 얼마를 하겠다'고 생각하며 다가가지 않고, 이게 내 장사에 얼마나 좋으냐 나쁘냐를 얘기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좀 더 원한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미국이 내놓을 인센티브에 대해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이) 세금도 내리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아직은 뭐가 나온 게 없다"며 "좀 더 지켜봐야 계획을 짜거나 무언가를 반영을 시킬 수 있는데 지금은 나온 게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인센티브가) 꼭 돈만 갖고 따지는 게 아닐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같이 해서 서로 좋은 것을 하는 게 지금 필요하다. 같이 활동해서 서로 시너지를 얻는 빅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해야 한국도 지금 같은 트렌드 파도에 잘 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투자처로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엔 "산업 분야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며 "솔직히 인공지능(AI) 분야 등은 다른 데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에 투자하는 게 훨씬 좋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반도체법에 따라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 폐지 움직임과 관련해선 "내가 얘기할 건 아닌데 (이번 방미 기간에 만난 미국) 정계 인사 중 한 분이 '그것은 계속 집행이 잘 될 것이다. 그런 정책이 미국에게 좋은 건데 그걸 왜 안 하느냐'고 얘기했다"며 "실제로 (보조금 지급은) 자기네 실리를 따져서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무조건 '준다, 안 준다'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다시 리뷰를 할 것으로 본다. 최소한 4월쯤이면 무엇인가를 발표한다고 하니 좀 기다려보자"고 덧붙였다.
앞서 전임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800만달러(약 6600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반도체 지원을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보조금 수령 여부조차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에 미국 인텔 공장 인수 타진을 압박한다는 소식에 대해선 "압박을 한다? 나는 그렇게 안 보인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민간 경제사절단의 방미 성과를 묻자 "가능하면 그들(미국 측)이 흥미로워할 얘기를 한다는 게 계획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같이 해서 서로 좋은 얘기가 있어야 되는 것을 준비했고 (미국 측이) 6개 분야(조선·에너지·원자력·AI반도체, 모빌리티·소재부품장비)를 상당히 좋아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미국과 관세 협상에 나설 때 한국 정부에 전달할 당부 사항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잘 전해드리도록 하겠다. 그리고 협상은 잘해야 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