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나 은행의 지점들이 펀드 판매를 위해 만든 불법 광고물이 판을 치고 있으나 단속이 제대로 안되고, 적발되더라도 전혀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자산운용협회 등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16일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과 증권사의 서울과 대구 소재 30개 지점을 대상으로 펀드 광고물에 대한 실태를 점검해 각종 탈법이나 편법사례를 적발했다고 발표했으나 법규상 처벌조항이 있는데도 이들에 대한 처벌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협회는 경고문언 누락 16개 지점을 비롯해 ▲ 일반광고물 1년, 수익률 표시광고물은 3개월로 돼 있는 광고물의 유효기간 위반 20개 지점 ▲ 협회나 준법감시인 심사필 미기재 18개 지점 ▲ 운용기간 1년 이상 등으로 돼 있는 수익률 표시 위반 8개 지점 등을 적발했다.
협회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펀드 판매경쟁으로 일부 증권사의 불법 광고물은 제작건수나 내용의 불법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었다고는 지적했으나 이후 고발 등 처벌조치는 전혀 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하 간투법) 제59조와 184조에 따르면 손실위험 관련 경고 문언의 경우 간접투자증권을 취득하기 전에 투자설명서를 읽어 볼 것을 권유하는 동시에 운용결과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손실은 투자자에 귀속된다는 사실을 적시토록 돼 있다.
또 운용실적을 포함해 광고하는 경우 이 실적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반드시 넣도록 돼 있고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협회는 2003년부터 매년 한 차례 실태점검을 통해 위법 사례들을 적발했으나 당시에도 개별 지점에서 법규를 잘 모르거나 법규를 알더라도 단순히 시간 소요를 줄이기 위해 사전확인 절차를 생략하고 있는 것 등으로 보고 단순 경위서만 받아왔다.
또 펀드와 관련된 라디오 광고의 경우도 법조항 규정대로 각종 경고문언을 넣어야 하지만 시간 제약등으로 인해 아예 들어가지 않은 사례도 비일비재하지만 전혀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협회 관계자는 "자율규제 차원에서 일부 실태조사를 하고는 있지만 펀드를 팔고 있는 은행과 증권사의 전국 수천 개 지점 중 극히 일부를 샘플링해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단속을 하더라도 아직은 계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처벌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펀드 판매사 등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불법광고와 인력 스카우트와 관련된 문제는 중대사안이 아닐 경우 협회의 자율규제로 위임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간투법 제정 이전부터 꾸준하게 이 부분에 대한 계도가 이뤄졌는데도 처벌조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협회의 '업계 감싸기'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