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상반기에만 무역위장 1천억대 자금유출 적발
대외채무 증가로 우리나라가 순채무국으로 전락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외화를 벌어들이기는 커녕 불법으로 거액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은 16일 금년 들어 7월현재까지 적발된 무역을 가장한 불법 자금유출입사건은 모두 7건 1088억원 상당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무역인 것처럼 가장해 외화 등을 반출하는 이런 불법 자금유출입 적발사례는 지난 2006년에 4건(9억원)에 불과했다가 2007년에는 6건(148억원)으로 늘어났으며, 금년에는 상반기에만 7건(1088억원)이 적발된 것.
이들은 대부분 실제로 있지도 않은 유령회사를 해외에 차려놓고 마치 수출하는 양 대금을 지급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수입가격을 저가로 신고해 차액을 빼돌리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
올초 적발된 A사의 경우 실제 물품의 이동 없이 농산물구매와 중계무역을 하는 것처럼 가장해 수출대금을 회수하는 명목으로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40여차례에 걸쳐 1000억원대의 해외자금을 불법 차입했다.
또 B사는 해외에 가상회사를 설립한 후 실제로 수입하지도 않은 가축사료대금을 가상회사에 지급하는 방법으로 26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렸고, C사는 선박 2척을 수입하면서 저가신고를 통해 차액 5억원 상당을 해외로 도피시켰다.
관세청 관계자는 "외환거래 자유화 이후 이를 악용한 불법 자금유출입이 증가해 국제적으로도 무역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이나 불법자금의 이동은 관계당국의 주요관심사항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무역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정보분석을 강화해 불법 자금유출을 철저히 단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