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책무 더욱 막중해졌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은행 회의실에서 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경제에 대한 이런 인식을 표명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은행장은 "이 총재는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을 말했고 여러 자료를 근거로 내년 하반기에 이르러야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 총재는 대출 연체율이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닌데,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의견도 내놨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장은 "국내외 금융시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중소기업 연체율을 제대로 모니터링하면서 지원하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일부 참석자는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등 시장성 수신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시장위험에 따라 은행경영의 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웨커 외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태영 농협 신용대표이사, 장병구 수협 신용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 총재는 이어 한은 간부들이 참석한 `경제상황 점검을 위한 확대연석회의'에서 "앞으로 국내외 여건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면서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는 상당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유가 급등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생활의 안정을 지켜야 할 한은의 책무가 더욱 막중해진다는 점을 인식해 정책수행 능력을 확충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서 경기,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하겠다"며 "금리정책의 시의적절한 운영은 물론 금융시장 안정 유지,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정성 확보, 새 은행권 발행, 외화자산의 효율적 운영 등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