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정부가 '복지부동'으로 비쳐질 수 있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유가.고물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대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현재 가구당 부채대출규모가 지난 IMF 외환위기 때에 비해 3배 규모라고 지적하면서 "정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려운 지경"이라며 현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가 좀 나아질 것'이라고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는 이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줄 수 있는 정부측 답변이 없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옛날 우리 정부는 그렇게 안했다"며 "종합적으로 대책을 만들어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을 대동해 기자회견을 하든지, 총리가 하든지 국민에게 비장함이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IMF 때는 금모으기 캠페인을 벌이는 비장함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절약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하자고 한다면 고통분담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아무런 종합 대책이 없다"고 비난했다.
허 최고위원은 또한 에너지 고소비 산업구조의 개편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이에 대해서도 정부의 구체적인 종합 대책이 없다"며 "정부내 총체적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인 지, 이래서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 지 진심으로 걱정이 된다"며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박순자 최고위원도 "우리 서민들의 경제사정, 주머니 경제가 말이 아니다"며 '정부 질타'에 가세했다.
박 최고위원은 최근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음을 거론하며 "공공요금은 다른 요금의 인플레이션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를 반영해 공공요금의 인상 폭과 시기에 대한 재조정 논의가 필요하다"며 상황 변화에 따른 정부의 기민한 정책 조정을 주문했다.
한편 공성진 최고위원은 청와대의 위기관리시스템 개편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공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전날 위기정보상황팀을 국가위기상황센터로 확대개편한 점을 평가하면서도 "이 정도의 대응책은 앞으로 더 큰 사고위기를 감당해 낼 수 없을 때 또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 최고위원은 "이런 식의 임기응변 보다는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50∼60명 규모로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 확대개편, 총리실을 비롯한 관련 부처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