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다른 사람 명의로 아파트 등기를 마친 뒤 이 아파트를 담보로 거액을 대출 받은 혐의(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최모(35)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공범 김모(32)씨와 최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허모(32)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고객들에게 허위사실을 알려 이 아파트의 전세계약이 이뤄지도록 도운 혐의(공인중개사의업무및부동산거래신고에관한법률 위반)로 부동산 중개업자 장모(30)씨 등 2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동산 분양업자인 최씨는 2006년 말 준공된 광주 서구 마륵동 모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 13채를 확보해 판매차익을 얻으려다가 실패하자 아파트 매매대금을 갚기 위해 금융권에서 25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김씨를 통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대출광고를 내 이를 보고 연락한 13명에게 1인당 100만-150만원을 주고 이들의 명의로 등기이전을 마친 뒤 아파트를 담보로 1채당 1억2천만-1억6천만원씩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또 공인중개사 장씨를 통해 가구당 3천만-6천만원의 헐값에 아파트를 전세해 총 7억3천만원의 전세금을 챙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경채 광역수사대장은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은 보험설계사, 가정주부, 무직자 등으로 소액의 현금이 급히 필요하던 차에 `잠깐 명의만 빌려주면 된다'는 유혹에 빠져 죄를 짓고 채무 압박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