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목소리 높이고, 각료 군기잡고
국무총리실 기능 강화와 맞물려 발언권을 높이고 있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24일 제1차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정책조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한 총리는 이날 첫 회의에서 자신이 주관하게 되는 국가정책조정회의의 위상과 역할을 강조하며 각 부처 장관들의 군기를 잡는 모습을 보였다.
한 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사회갈등과 국정현안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정부 주요정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겠다"며 "부처는 자기 이익을 내세워 외면하기 보다는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해찬 전 총리 등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들이 정책조정의 장으로 활용했던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과거에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는 비공식적이었지만 지금의 국가정책조정회의는 정부 정책을 조정하는 공식적인 회의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가 이처럼 국가정책조정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총리의 발언권과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통령 훈령에 따라 총리 소속으로 신설된 국가정책조정회의는 중앙행정기관간 정책 이견사항과 주요 국정현안을 협의,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한 총리가 의장을 맡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는 기획재정.행정안전,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정무.국정기회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하도록 돼있어 한 총리는 청와대와 정부를 연결하는 협의체를 통해 정부의 주요 정책을 조율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대통령 훈령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장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며 "조정.합의사항을 지키지 않는 기관장에게는 조정회의에서 이행을 촉구할 수 있으며, 촉구를 받은 해당 기관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계기로 한 총리의 발언권은 일단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총리가 `제2의 이해찬'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최근 한 총리가 긴급현안 질의에서 `그림자형'에서 `공격형'으로 바뀐 모습을 보여줬으나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의 발언을 먼저 제지하는 등 과도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야권에서 제기된 바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 총리의 발언권이 강화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한 총리가 정치권과 행정부문을 두루 경험한 만큼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말을 하는 총리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