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조인선 교수, "기업들 접대비 계상액 줄어"
접대비실명제가 영수증 쪼개기와 편법적인 비용처리 등 기업들의 접대비 편법처리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도시행 이후 기업들의 업무와 무관한 접대비지출이 줄고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실현시키는 등 당초 정책목적을 달성시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용인정 접대비한도액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꼭 필요한 접대비라면 영수증 쪼개기나 편법 비용처리 등으로 접대비 총액이 줄지 않겠지만, 접대비실명제 이후 기업회계상의 접대비가 줄어든 것은 업무무관 접대비가 준 것인 만큼 정책효과가 있다는 것이 연구의 골자.
접대비실명제를 도입한 이용섭 前국세청장이 졸업한 전남대학교의 조인선 경영대학 교수는 18일 배포된 '접대비실명제의 효과'라는 제하의 논문을 통해 "접대비실명제 시행으로 기업회계상 매출액 당 접대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접대비실명제는 기업들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접대비의 사용을 억제해 기업투명성을 높이고 기업간 공정경쟁과 조세부담의 공평성 실현을 명목으로, 건당 50만원 이상 접대비는 업무관련성이 입증되도록 접대자, 접대상대방, 접대목적을 영수증에 기재해 보관토록 한 제도.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접대비실명제가 도입돼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그 동안의 접대관행상 문제점 때문에 영수증 쪼개기 등 편법적인 비용처리로 규정을 피한다면 (접대비 총액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정책효과는 목적한 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연구가설을 세웠다.
2001∼2006년 말까지 185개 상장기업의 매출액당 접대비를 제도 시행전후를 비교, 통계 검증기법인 't-test'로 분석결과 2002년 0.025, 2003년 0.024였던 매출액당 접대비수치가 2004년에는 0.020으로 크게 떨어졌으며 2005년에도 0.021로 낮은 수치를 유지했다는 것.
조 교수는 "검증결과 접대비실명제 시행으로 기업회계상 접대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소된 접대비는 업무와 무관한 접대비"라고 단정지었다.
이에 따라 그는 "접대비실명제로 업무와 무관한 지출의 비용화를 막고자한 정책은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도는 업무와 무관한 접대비의 손금산입을 막아 기업간 조세부담의 수평적 공평성을 실현하고, 투명한 경쟁환경을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학계일부와 기업실무진들은 "조 교수의 연구는 접대비로 쓴 돈을 기업회계상 '접대비'로 계상한 것을 전제로 한 결과에 불과하다"며 "많은 회사들이 '급여인상'으로 접대비실명제를 피해간 것을 간과한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50만원 이상 접대를 하고 접대목적은 물론 접대상대방까지 밝혔다가는 접대효과는커녕 역효과를 맞는 것이 뻔한 만큼, 많은 회사들은 영업직원들의 급여를 접대가 충분히 가능한 수준까지 올리는 것을 통해 제도를 회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일부학자들은 "업무와 무관한 회사비용은 접대비실명제든 어떤 명목으로든 세법상 비용이 아니다"며 "접대비실명제는 투명한 경제나 공정한 경쟁문화 정착 등 명목여하에 불구, 국세청이 입증할 업무관련성을 납세자에게 전가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