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대 흑자를 기록한 조선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의 부채비율이 다른 제조업체들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재벌닷컴이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반기 매출 100대 상장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 대기업들의 단기성 부채가 급증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져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등 유동부채 총액이 199조188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년만에 32.3% 증가했다.
이처럼 단기성 기업부채인 유동부채가 급증하면서 매출 상위 100대 기업들의 올 상반기 부채총액이 420조6925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27.6%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 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도 지난해 상반기에 89%이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101%로 12%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금융 비용 증가에 따른 경영 부실이 우려된다.
특히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 등 조선업체들의 경우 부채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유동부채가 7조 65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2%가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지난해 306%에서 1573%로 1년만에 무려 5배나 뛰었다.
또 STX조선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326%에서 1478%로 453%, 삼성중공업 386%에서 1396%로 360%, 현대중공업 208%에서 442%로 212% 각각 증가했다.
이처럼 조선업종이 지난해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도 부채비율이 높아진 이면에는 조선업체들의 선박 건조물량이 급증하면서 선수금이 현행 회계기준상 부채로 잡히는 회계상의 문제점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조사업체 가운데 건설업을 포함한 석유화학업종도 부채비율이 올해 들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잇딴 기업인수에 나섰던 대한전선은 지난해 상반기에 5435억원이던 유동부채가 1조4981억원으로 176%가 급증하면서 부채비율이 지난해 84%에서 1년만에 257%로 무려 3배나 뛰었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도 지난해 상반기 2조 2079억원이던 유동부채가 2조5369억원으로 14.9% 증가했으며, 부채비율도 지난해 111.3%에서 179.2%로 62% 증가했다.
한화석유화학, 대한해운, 현대종합상사, E1 등도 단기성 유동부채가 1년만에 배 이상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글로벌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은 장단기 부채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부채비율도 20~70%에 불과해 매우 양호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유동부채와 부채총액이 전년 대비 24.3%, 19% 증가했으나, 자기 자본총액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 상반기 26.6%에서 올 상반기에는 26.4%로 오히려 0.2%포인트 감소했다.
또 올 상반기에 매출 21조5590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SK에너지의 경우 유동부채가 전년대비 93.6%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지난해 129%에서 207%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2월 SK인천정유를 인수하면서 부채를 떠앉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2008년도 상반기 상장사 매출 100대 기업의 매출합계는 총 344조784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7% 증가했고, 순이익은 22조120억원을 기록해 전년같은 기간보다 18.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