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불법외환 거래단속과 관련 정보를 취득하는 원천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정보망밖에 없어 은행계좌를 이용하지 않는 환치기는 원천적으로 단속은 물론, 정보취득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진행된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위원회 무소속 강운태 의원은 "은행계좌를 이용하지 않고 환치기상끼리 주고받는 신종수법을 단속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그동안 해외재산도피와 밀수자금 등으로 사용되는 환치기는 주로 은행계좌를 통해 인터넷 뱅킹으로 이뤄져 쉽게 단속에 포착됐다"며 "이에 대비해 환치기범들은 은행 계좌를 30~500여개까지 만들었지만, 은행거래 흔적이 남아 있어 사후에라도 추적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의원에 따르면 최근에 나타나는 환치기는 은행거래 계좌를 이용하지 않아 관세청의 외환단속망을 쉽게 빠져나가고 있다.
강 의원은 "최근 환치기 상들이 주로 중국, 일본, 베트남에 동업자(환치기상)를 선정해 동업자끼리는 서로 대포폰으로 연락해 통화추적을 불가능하게 하고, 거액의 현금을 확보해 현금통화로만 각자의 고객과 거래해 자금흐름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큰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2004년부터 금년 8월까지 불법외환거래 단속실적은 1만1321건, 15조2519억원으로 이중 환치기가 2742건, 8조3370억원(54%)에 달해 절반을 넘고 있다"며 "은행계좌를 이용하지 않는 신종수법을 감안하면 불법외환거래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은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우리 환율의 급·등락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들 신종 환치기의 중점단속이 필요하다"며 관세청의 특별대책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