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제개편안으로 국세감면율한도 0.5%P 초과
국세감면규모도 과소 추계 가능성
-국회예산정책처, 세제개편안 분석 보고서-
기획재정부가 올해 세제개편 과정에서 비과세·감면제도를 남발해 국가재정법이 정하고 있는 '국세감면율한도제'를 위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지은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19일 '2008년 세제개편안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재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제시된 비과세·감면제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재개편안 중 폐지·축소되는 비과세·감면항목은 24개로 2010년 세수증가 효과가 4080억원으로 예상되는 반면, 신설·확대·일몰연장되는 항목은 52개로 같은 기간 세수감소 규모는 1조322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최근 경제위기극복대책으로 발표된 금융 및 기업투자 관련 세제지원대책 등을 감안하면 향후 비과세·감면폭은 2010년까지 3조원을 상회하는 등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4월 각종 비과세·감면제도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재정부의 정비계획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정 분석관은 평가했다.
특히 정 분석관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정책으로 인해 국세수입 기반이 약화되는 가운데, 국세감면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가재정법(제88조)에서 조세감면제도 남용으로 인한 세수손실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국세감면율한도제'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국세감면율한도제는 국세감면규모의 무분별한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당해 연도 국세감면율이 직전 3년 평균 국세감면율에 0.5%P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재정부의 조세지출보고서에 따른 2007년 국세감면 전망액은 22조7000억원, 유가환급금 등 신규로 적용되는 비과세·감면을 감안할 경우 올해 국세감면 규모는 27조1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행정부 국세수입 전망액이 167조2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08년도 예상 국세감면율은 13.95%로 2005∼2007년 평균 국세감면율(13.16%)의 0.5%P를 초과하는 것.
이와 함께 재정부가 비과세·감면제도의 세수감소 규모를 명시하는 조세지출보고서의 일부 항목이 누락돼 조세감면 정보의 신뢰성과 정책 활용도가 매우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세제개편안에 포함돼 있는 현행 67개 비과세·감면항목 중 15개 항목이 '조세지출보고서'에 누락돼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정 분석관은 "조세지출보고서를 통해 발표하는 국세감면규모가 실제보다 과소 추계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조세지출보고서의 조세감면 항목을 재검토해 누락된 항목을 관리대상에 포함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감면제도에 대한 추계방법을 공개하는 등 조세감면 정보 인프라 확충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