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종부세 논의는 10분밖에 안했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일부위헌과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정부의 종부세 개편방안에 대한 조정론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당장 주거목적의 1주택자에 대한 법개정이 필요하기 때문.
특히 이를 놓고 당내에서 이견이 이미 표출된 한나라당은 또다시 '여당내 종부세 불협화음'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는 형국이다.
한나라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는 20일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도 개편방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의 비공개부분에 대해 설명하면서 "오늘 회의에서는 두가지 큰 주제가 있었다. 하나는 동절기 서민생활 안정대책, 또하나는 종부세에 관한 얘기가 있었다"며 "기자들께서 감안할 것은 비공개 회의가 8시10분부터 9시 10분까지 한시간 있었는데 그 중 동절기 대책이 50분 가량 얘기가 됐고, 10분가량 종부세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종부세 논의에 대한 비중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줘 말했다.
차 대변인은 특히 "혹시나 공개되지 않은 예민한 얘기가 있었을까 우려하실 까봐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종부세에 관한 얘기는 길지 않았다. 10분 정도 있었다. 그래서 세세한 사항에 관한 당정간의 의견피력 및 조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정간에 분명하게 의견일치를 본 것은 앞으로 종부세에 대한 논의와 관련해 과표, 세율, 보유기간 등에 대해서는 여야간의 의견정리, 그리고 국회와 정부간의 의견정리를 한나라당이 조정하는 역할을 포괄적으로 위임받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앞으로 종부세에 대한 행정과 입법기관 사이의 모든 조율을 당에서 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원래 당에서 해야하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사실 이날 종부세에 대한 결과물은 하나도 없었던 셈.
그는 "물론 오늘 정부쪽에서 국회에 이미 제출한 종부세 개정안에 대한 서면보고는 있었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있지 않았고, 이러한 정부안과 여러 가지 안들을 조정하는 역할을 포괄적으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위임받았다. 그래서 앞으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기존에 걷은 종부세액을 다시 주민들께 돌려드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재정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부쪽과 협의를 거치도록 한다. 다시 말하면 국회에서만 의견을 취합해서 될 문제는 아니고 정부재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와 긴밀히 다시 협의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모든 것을 협의해서 결정하겠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한 이날 정부여당은 혹시나 내부의견차이 때문에 조율이 어렵다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 진땀을 뺀 셈.
한나라당과 정부는 헌재 결정이후 과표기준, 1주택 장기보유자의 장기보유 기준, 세율 인하안 등 종부세 개편의 '3대 핵심 사안'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과표기준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은 세대별합산이 위헌결정된 만큼 기존의 '6억원'으로 잠정 정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에서는 개정안대로 '9억원' 방안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거목적의 장기보유자에 대한 '장기보유' 기준에 있어서도 정부는 '3년'을 장기로 보는 반면, 당은 8년 정도는 돼야 한다는 입장에 서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세율 인하에 대해서도 정부는 기존 개편방안대로 '0.5∼1%'세율을 주장하고 있지만 홍준표 원내대표는 정부의 세율방안도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