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은행 및 증권사들의 펀드상품 불완전판매 행위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펀드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들과 금융사간 분쟁이 잦아지고 있고 국회차원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제도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25일 펀드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펀드 불완전판매는 투자자피해에서 나아가 신뢰상실로 인한 투자자이탈을 초래해 펀드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국정감사 등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직접 나서 펀드상품의 불완전판매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감독당국 등에 개선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대규모 소송이 진행 중인 '우리파워인컴펀드'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었다.
금감원은 지난 11월11일 우리파워인컴펀드을 판매한 우리은행 등의 불완전판매 책임을 인정, 투자손실 50% 배상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금감원의 펀드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대책은 펀드판매 절차, 판매인력 교육, 상품광고에 걸친 개선책과 투자자 교육 등과 같은 부분까지 망라되어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검사권한을 활용해 판매사들의 실태를 직접 검사하고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조치 등도 실시키로 했다.
□ '미스터리 쇼핑' 도입…펀드 '암행어사' 뜬다=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 제도 도입은 금감원이 발표한 종합대책 가운데서도 가장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제도개선책으로 풀이된다.
미스터리 쇼핑 제도는 영국 금융감독청(FSA)이 금융회사의 설명내용을 기록함으로써 판매회사의 평상시 판매 행태를 감독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내년 2월부터 도입된다. 사실상 펀드 '암행어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불완전판매를 근절하려면 판매현장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에 기초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외부전문조사기관을 통해 판매현장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신분으로 판매 전과정을 모니터링(상담내용 녹취)하는 방식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를 통해 제도 및 관행개선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 송경철 금감원 부원장은 "내년 자통법 시행에 맞춰 미스터리 쇼핑 제도를 시행할 것"이라며 "자주는 아니더라도 결과에 따라 주기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펀드 판매 상위 10개사 '기획검사' 실시= 금감원은 내달부터 은행, 증권사 등 펀드판매회사들에 대한 기획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기획검사 대상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금감원은 펀드판매액 기준 상위 10개사를 대상으로 할 방침.
검사의 초점은 투자설명서 미교부, 설명의무 위반 등과 같은 불완전판매행위는 물론이고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판매회사 차원의 불건전 영업행태를 중점점검해 위반행위 적발시 해당 판매회사 및 담당 임·직원에 대해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9월말 현재 펀드 판매잔액은 334조2670억원이며 가입계좌수는 2444만7294개 계좌다. 투자자의 57.5%가 개인투자자이며 나머지는 기관투자자(29.5%), 법인투자자(12.9%)다. 주요 판매채널은 증권사(48.0%), 은행(43.1%), 보험사(3.5%) 등이다.
자산운용협회 등에 따르면 9월말 현재 펀드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상위 10개사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우리은행, 하나은행, 동양종합금융증권, 농협중앙회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의 기획검사 대상을 '펀드 판매상위 10개사'로 삼았다는 측면에서 이들 금융사 대부분이 금감원의 기획검사 대상으로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9월말 현재 국민은행은 35조3500억원, 신한은행은 27조43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3조2670억원, 삼성증권은 17조2870억원, 하나대투증권은 15조478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5조2750억원, 우리은행은 14조9570억원, 하나은행은 14조9270억원, 동양종합금융증권은 10조436억원, 농협은 9조8550억원 어치의 펀드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송경철 부원장은 "검사 대상기간 소급 문제 등은 검사부서와 추후 논의를 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검사 대상 금융사도 은행 6개, 증권사 4개 정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