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테러망 타진 위한 국제협력 강조
백악관, 고위 정보.대테러.국방관계자회의 긴급소집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50여일 앞두고 인도 뭄바이에서 사망자가 최소 90명, 부상자가 900여명에 이르는 대형 테러사건이 터지고 미국 뉴욕에서도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알 카에다의 테러 공격이 예상된다는 첩보로 테러 예비 경계태세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정권 교체기부터 벌써 오바마에 대한 테러집단의 시험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테러범들은 이번 뭄바이 지역의 호텔 등지에서 연쇄 테러공격을 가한 후 곧바로 관광객들을 볼모로 삼아 인질극에 들어갔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이들이 미국의 정권교체기를 노려 사전에 치밀한 모의를 거쳐 미국인과 영국인 등 서방국가 국민을 겨냥해 이번 테러를 감행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테러가 발생한 직후 자신들을 `데칸 무자헤딘'으로 부르는 이슬람 단체가 이번 일을 저질렀다고 밝힘에 따라 이 같은 우려가 더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인 지난 10월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6개월 이내에 테러 등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시험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도 있어 이런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세계는 지금 미국이 47세의 총명한 상원의원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려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세계는 (오바마가 집권하면) 6개월이 안 돼 오바마를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고한 시민들을 공격하는 것은 중대하고 긴급한 테러의 위험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은 테러 네트워크를 뿌리뽑기 위해 인도와 전 세계 국가들과 협력을 반드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테러에 엄중하게 대처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미 백악관은 이번 테러 직후 최고위 정보·대테러·국방 관계자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인도 정부를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인질 사태의 진전에 따른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도 뭄바이 테러행위를 비난하는 성명을 즉각 발표했다.
벤 창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대변인은 "현재 미국인 희생자에 대한 말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인질사태를 계속 분석하고 있다"면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인지하고 있으며 진행상황을 계속해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뭄바이 공격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테러사태의 진전상황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미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알 카에다가 뉴욕 시내나 인근 지역에서 지하철이나 철도 등 대중교통수단을 공격하는 것을 논의했다는 개연성은 있지만 확인되지 않은 첩보가 있다며 테러 위험성을 경고했다.
뉴욕시는 많은 사람이 가족과 모이려고 움직이는 명절인 추수감사절 연휴에 지하철과 철도 등 대중교통을 겨냥한 테러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철과 철도의 순찰을 강화하는 등 예비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FBI는 내부 문건에서 "이 보고서에 기재된 테러 계획이 단순 구상 차원을 벗어나 실제 행동 계획으로 발전했는지를 확인할 자세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계획이 다가올 추수감사절 연휴에 현실화될 수도 있으므로 경보를 발령할 필요가 있다"고 경보 발령 배경을 언급했다.
뉴욕시 지하철은 450개 이상의 역이 있고 매일 수백만 명이 이용한다.
